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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명, 각자에게 주신 ‘축복’을 ‘은사’로 바꿔내는 것”

기독일보 이대웅 기자

입력 May 06, 2019 07:09 A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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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청년, 소명을 만나다> 도현명 대표가 말하는 ‘소명’(上)

도현명 대표는 책에서 “우리는 정말 한 치의 실수도 없으신 하나님을 믿는가? 그렇다면 우리에게 허락하신 그 모든 과정은 우리의 소명을 위한 장치일 것”이라며 “나의 실수와 실패조차도 하나님이 귀하게 사용하여 소명의 자리로 이끄신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고 말했다. ⓒ이대웅 기자

도현명 대표는 책에서 “우리는 정말 한 치의 실수도 없으신 하나님을 믿는가? 그렇다면 우리에게 허락하신 그 모든 과정은 우리의 소명을 위한 장치일 것”이라며 “나의 실수와 실패조차도 하나님이 귀하게 사용하여 소명의 자리로 이끄신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고 말했다. ⓒ이대웅 기자

"소명은 무엇을 성취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모든 영역에서의 회복을 의미한다. 우리의 소명은 하나님이 회복을 성취해 가시는 가운데 요청된 동역이다. 그리서 소명에는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 회복뿐 아니라, 우리를 통해 다른 사람들도 하나님께 돌아오는 회복까지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심(SEAM) 센터는 Social Entrepreneurship And Mission의 약자로,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과 긍휼의 마음을 가진 사회적 기업가들이 꿈과 비전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후원하는 것을 미션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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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신앙과 사회적 기업가 정신이 이어지는 공간으로서, 크리스천 청년 사회적 기업가를 육성하고 지원하기 위해서 신앙 공동체를 구성하고 청년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 및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도현명 대표는 이곳 심센터에서 소셜 벤처들의 성장을 돕는 '엑셀러레이터(Accelerator)'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온라인게임 회사에서 경험을 쌓다 책을 읽고 새로운 비전을 세워 '임팩트 비즈니스'를 개발하는 전문기관인 임팩트 스퀘어를 설립했다.

크리스천 청년들이라면 취업조차 쉽지 않은 가운데 자신의 삶을 어떻게 하나님께 드릴지 한 번쯤은 진지하게 생각해 봤을 것이다. 앞서 비슷한 고민들을 경험했던 도현명 대표와 심센터 구성원들은 그렇게 소명을 마음에 품은(소심) 청년들을 도우면서, <소심청년, 소명을 만나다>를 펴냈다. 심센터에서 만난 도현명 대표와 나눈 이야기들을 두 차례에 나눠 게재한다.

-요즘 크리스천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요.

"청년들은 '삶에 적용되는 신앙'에 갈급해하고 있습니다. 교회 열심히 다니는 걸 넘어, 나머지 6일간 어떻게 살 것인지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기독교에 대한 기대와 기본적인 교세가 있었는데, 지금은 기본적인 평판도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크리스천이라고 '커밍아웃'하지 못하는 청년들도 많습니다.

이들의 고민은 '신앙을 어떻게 삶에 적용시킬 것인가'입니다. 그렇지 않은 어른들을 많이 봤고, 자기 모습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숫자는 줄었지만, 순도는 높아졌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소명 이야기를 다급하게 꺼낸 것도, 소명에 대해 재인식하고 어떻게 삶 속에서 적용할 것인가를 필요로 하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요즘 청년들은 기독교인 여부를 떠나, 기본적으로 무기력합니다. 한국 현대 역사상 처음으로 아버지 세대보다 못 사는 세대가 될 위기입니다. 그래서 모든 청년들이 무기력에 빠져 있습니다. 열심히 해도 나아지지 않을 것 같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기독 청년들만은 그 우울에 갇히 빠져선 안 되겠지요. 여기서 벗어날 수 있는 핵심은, 소명에 대한 재인식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소명에 대해 고민한다면, 실력 있는 사람들이 선택지가 너무 많아서 그런 것 아닌가요.

"사실 그런 청년들은 소수입니다. 기본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건 하나님과 관계 없을 가능성이 일반적으로 높습니다.

그리스도인 청년들이 무슨 일을 할지 선택하는 기준이라면 좀 더 남들이 하지 않는 것, 어려워서 하지 않거나 결과가 달달하지 않아서 하지 않는 것들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남들이 선호하지 않는 영역에 역량도 신앙도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굉장히 많은 청년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뾰족하게 떨어지지 않아서 혼란스러워합니다. 그럴 경우 역량 부분은 있고, 감당할 소명이 있다면 능력과 과정도 허락되리라는 믿음으로 나가야 합니다.

성실함도 있어야겠지만 하나님의 계획에 대한 신뢰가 있다면, 선택에 있어 '긍휼함'을 많이 좇으라고 조언합니다. 어떤 사람이나 대상인 경우가 가장 좋은 선택지인 것 같습니다. 정답은 아니겠으나, 유용하더라는 이야기를 많이 드리는 편입니다."

-그에 비해 다소 실력이 부족한 이들은 '사역' 핑계를 대면서 교회에 머물고 있는데요.

"목사님들과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나눕니다. 어렸을 때 많이 들었던 간증을 생각해 보면, 교회를 섬기기 위해 6일을 사는 것 같았습니다. 돈과 명예도 다 교회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게 틀렸다는 말이 아니라, 그때와 지금은 시각이 다릅니다. 그 때는 이런 간증이 있었습니다. '주일성수를 위해 해외 출장을 갔다가도 토요일에는 돌아온다'고요. 그 고백은 이해가 되지만, 지금의 시각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정말 하나님이 그것을 원하실까?' 하는 것이지요. 목사님과 중직들이 원할 수는 있겠으나, 정말 그것이 하나님이 원하는 선택지일까요? 때로는 아브라함에게 이삭을 바치라고 요구하셨을 때처럼 '결단과 고백'을 요청하실 수도 있지만, 평범한 그리스도인들에게 늘 그런 요청을 하실까요?

주일은 쉼이 있어야 하고, 6일의 평일에도 하나님을 만나야 하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6일간 하나님을 만날 경험과 경로가 주어져야 합니다. 큐티처럼 나만의 시간을 드릴 수도 있지만, 일을 하면서도 하나님을 만날 수 있어야 합니다."

심센터
▲심센터에서 모임이 진행되는 모습. ⓒ심센터 제공

-공감이 됩니다.

"성과 속을 구분해 버리는 현 체계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겠지요. 둘째로는 목사님들이 직장을 안 다녀보셨다는 면이 있습니다. 이재철·조정민 목사님의 고백이 청년들에게 울리는 이유가 있다. 훨씬 뛰어난 신학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청년들의 삶을 경험해 봤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예수님도 공생애 3년간 '청년'의 삶을 사셨습니다. 그렇게 경험이 주는 위로가 있습니다. 해결점을 주는 건 아니겠지만, 위로가 됩니다. 대다수 교역자들이 직장, 정확하게 비즈니스를 겪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직장인 청년들에게 위로를 주지는 못합니다. 그 부분을 인정하고, 어떻게 하면 이해할 수 있을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존 러스킨이 말한 것처럼, '강단에서 순교자가 나오듯, 시장 거리에서도 순교자가 나와야' 합니다. 이 시대에 존경하는 목사님과 강론가들은 있을지 몰라도, 존경받는 신앙인 비즈니스맨은 거의 없습니다. 분명 그 영역도 하나님의 영역 아닌가요.

성스러운 목사님 외에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순교자 부장'이 있어야 합니다. 한국교회가 이를 키워내지 못하고 있지 않는지요. 청년들에게 또 하나의 좌절을 안기고 설명을 하지 못하는 부분 같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건, 제가 청년도 기성세대도 아닌, 30대 중후반의 '낀 세대'이기 때문입니다. 나이로는 청년이지만 결혼을 했고 7세 아이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청년의 삶을 치열하게 겪었지만, 어른이라고 하기에는 여전히 고민이 많고 청년들을 만나고 있는 '링크 세대'이기 때문에, 고민을 같이 하고 나눌 수 있지 않은가 합니다(웃음)."

-직장에서 하나님 영광만 드러내면 되지, 그 영역의 회복까지 해내야 하나요.

"일을 통해 하나님 영광이 드러나는 결과가 바로 회복입니다. 우리 일의 열매가 뭐냐고 물었을 때, 축복을 받아 부자가 되고 성공해서 높은 자리에 올라 명예를 얻었다고 한다면, 소명의 관점에서는 1차원적입니다. 물론 그런 고백이 틀렸다는 건 아닙니다.

그런 것들이 날 위해 주어졌다고 하는 순간 축복이지만, 다른 사람을 위해 주어졌다고 하는 순간 은사가 됩니다. 그런데 축복으로 끝내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습니다.

그 축복이 '나 혼자 복을 누리라'고 주어졌을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축복으로 주어진 것을 은사로 바꿔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공동체를 위해 잘 사용될 수 있는 통로로서 역할을 하기로 결정하는 순간, 소명을 위해 결단하고 행동하는 순간이 있어야 합니다.

일을 통해 영광을 드러내는 열매는, 내가 기독교인임을 밝히고 일을 잘 한다는 것만으로는 맺을 수 없습니다. 진짜 열매는 사람이 바뀌는 것이고, 한 영혼의 영접과 구원까지 도달하지 않더라도, 실질적으로 한 사람의 회복에 중점을 두고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셔서 하셨던 먹이고, 고치고, 가르쳤던 일들을 동일하게 수행하는 것까지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소명'이란 자체가, 어쩌면 스스로에 대해 너무 과대평가하는 '자의식 과잉'은 아닐까요.

"그런 경우도, 그런 과정도 있는 것 같습니다. 소명이 마치 군대에서 미션을 주듯 명확하게 떨어지면 좋겠는데, 전혀 그렇지 않으니까요. 본인이 의미를 자꾸 부여하고 나쁜 표현으로 '정신승리'를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건 위험하지만, 소명에 대해 고민하다 보면 과정 중에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건강하게 극복하고 반성하는 게 중요합니다. 소명에 대해 깨닫는 순간, 남는 게 별로 없습니다.

어떤 액션 자체가 중요하지도 않고, 특정 영역을 선택하느냐도 중요하지도 않고, 내 일이 중요하지도 않는 순간이 다가옵니다. 고백적·경험적으로 그 소명이 다가올 때,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입니다.

불분명한 가운데서 '하나님을 사랑하고 내 이웃을 사랑하기'만 남는 순간이 바로 소명에 대한 확신이 생기는 순간입니다.

거기까지 이르는 과정은 마치 구원의 확신에 이르는 과정과도 비슷합니다. 구원과 소명은 서로 굉장히 닿아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의식이 과잉되는 순간도 겪을 수 있습니다. 공동체가 도와주고 스스로도 바뀔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합니다. 자의식 과잉을 분별해내기 위해서라도 묵상과 큐티와 말씀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자의식 과잉의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도현명 외 심센터 | 토기장이 | 184쪽 | 10,000원
도현명 외 심센터 | 토기장이 | 184쪽 | 10,000원

-대표님의 경우는 어떠셨는지요.

"오해로 인해 자의식이 과잉될 수 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제 수준보다 훨씬 공부가 잘 됐고, 제 수준보다 훨씬 좋은 대학을 가게 됐습니다. '큰 일을 해야 하나' 하고 받아들이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웃음). 수준이 안 되지만, 꿈같은 고3 생활을 보냈습니다.

제가 뭔가 하고 있는 느낌이 아니라 순식간에 지나가는 고3 생활을 지나 꿈꾸지 못했던 수준의 성적이 나오고, 대학을 가서 거기 도착한 제게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엄청나게 큰 일을 기대하시나? 경영대였기 때문에 큰 기업을 이끌어야 하는가?' 하는 자의식 과잉이 있었고, 그렇게 될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 중간에 경영과 비즈니스의 한계를 경험하고, 네이버에 들어가게 됩니다. 거기서 게임에 대한 선호와 재능을 발견했습니다. 거기서는 '여기서 큰 돈을 벌어서 하나님 나라에 기여하는 건가' 이런 식으로 생각했습니다.

이후 NGO에도 있었고, 사회복지도 했고, 교수 준비도 했습니다. 굉장히 외부 사람이 보기에는 헤매는 것처럼 보였겠지만, 그때마다 진심이었고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이 모든 과정들이 중요했다고 고백할 수 있습니다. 그때 했던 일들 어느 하나도 쓸모 없지 않고, 다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네이버처럼 잘 정리돼 있으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벤처기업에서는 창업에 대한 의지와 안목이 생겼고, 많은 선배님들을 보면서 갓 창업한 회사가 어떻게 굴러갈 수 있을지 보게 됐습니다. 이 건물 투자도 그때의 인연으로 이뤄졌습니다.

또 NGO 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사회 문제에 대한 이해를 갖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대학교에서 사회복지 수업을 들으러 갔을 때, 노(老)교수님이 '경영대 학생이 들으러 온 게 처음'이라며 놀라셨습니다. 그런 경험이 있었기에, 사회적 기업에 있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 과정들 하나 하나가 다 진짜였고, 해야 할 일이었던 것입니다.

오해와 과잉도 있었을 것이고, 직업과 업무로 소명을 정의한 적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렇진 않습니다. 임팩트 스퀘어가 소중하지만 언젠가 끝날 거라는 생각도 있습니다.

제게 중요한 것은, 각자 영역에서 리더가 될 수 있는 청년들을 세우는 일입니다. 그러기 위해 소명에 대해 여러 길을 돌아다녔고, 저 친구들이 헤매고 있는 이야기가 이해가 되는구나, 하는 고백도 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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