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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주 연방 항소법원에 한국계 케네스 리 판사 입성

기독일보

입력 May 27, 2019 04:42 A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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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지명, 사회적 약자 대변에도 힘써와

(Photo :  ) 케네스 리 제9 순회 연방 항소법원 재판관
케네스 리 제9 순회 연방 항소법원 재판관

미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항소법원으로 널리 알려진 캘리포니아주를 관할하는 제9 순회 연방 항소법원에 보수 성향의 한인 판사가 입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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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판사가 입성한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지금까지 연방 항소법원에 한인 판사가 임명된 것은 이번까지 딱 세 번에 불과하며, 특히 한국에서 출생한 한인 판사가 임명된 것은 이번이 역사상 최초다.), 보수 성향의 판사라는 점도 흥미롭다.

미 연방 상원은 지난 15일 캘리포니아주를 관할하는 제9 순회 연방항소법원 판사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지명된 한국계 케네스 K.리(43·한국명 이기열) 변호사를 인준했다. 

연방 상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리 판사 인준안을 표결에 부쳐 52대 45로 통과시켰다. 연방 상원은 현재 공화당이 다수당이어서 무난하게 통과가 가능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어릴 적 미국으로 건너 온 리 지명자는 코넬대와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했으며, 조지 W.부시 행정부에서는 백악관 법률 자문역으로 일했고, 이후 캘리포니아 로펌 제나앤드블록의 파트너 변호사로 일해왔다. 

한국에서 태어난 한인 1.5세 이민자가 연방 항소법원 판사에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초의 한국 태생 이민자 한인 판사가 연방 항소법원에 입성하게 된 것이다. 그는 1975년 대한민국 서울 출생이다.

리 지명자가 이번에 입성한 제9 순회 항소법원은 전통적으로 진보 성향 판결을 많이 내린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지난 2008년 캘리포니아 주민투표결과 동성결혼 법안이 부결되자 주민들의 결정이 위헌이라며 2015년 연방대법원 판결로 가게 하는 등 동성결혼 합법화에 있어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곳이다. 

또 트럼프 행정부의 무슬림 테러리즘을 우려한 반 이민 행정명령에 대해 제동을 걸고 테러위험국 여행금지령도 막는 등 트럼프의 정책마다 제동을 거는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는 눈엣 가시 같은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 제9 순회 연방 항소법원에 대해 그동안 강한 불만족을 나타내왔었다.

그리고 이 법원을 "큰 가시", "위험할 정도로 불명예스러운 곳", "완전한 총체적 재앙", "통제불능" 등으로 묘사해왔다.

또 "우리가 국가적 위기 상황에 처했을 때, 우리에 대해 반대하는 이들이 우리를 제9 순회 항소법원에 제소할 것"이라며, 자신이 펼치려는 모든 정책들에 제동을 거는 도구로 이 항소법원이 이용당할 것에 우려를 표하기도했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곳에 작심한 듯 보수 성향이 뚜렷한 한인 판사를 지명했다.  

하지만 리 지명자는 인준까지 어려움을 겪었다.  

캘리포니아주 연방 상원 카말라 해리스 의원과 다이앤 파인스타인 의원은 지난 13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도 리 지명자가 인종, 참정권, 평등권 등과 같은 중요 쟁점에 있어 극단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었다.

리 지명자는 지난 2003년에 연방대법원이 대학 입시과정에서 소수자 우대정책 옹호 판결을 내린 것을 비판하는 글을 썼는데, 파인스타인 의원은 이 부분을 지적하면서 "이 변호사가 '에이즈 감염자 대부분이 게이 또는 마약 중독자'라는 글을 작성하는 등 극단적인 견해를 표현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당시 이 지명자는 글에서 '에이즈 감염자의 10명 9명은 동성애자와 마약사용자'라고 했었는데, 이것은 미국질병관리본부의 공식 통계자료를 인용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 글은 에이즈와 정치적 올바름(PC, Political correctness, Feminism)에 대한 글이었다.

리 지명자는 변호사로 활동하는 동안에도 성소수자(LGBTQ) 평등과 여성의 권리, 인종 정의 등을 옹호하는 활동가들과 맞서 싸우는 이들을 변호하기도 했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리 지명자가 과거 성소수자에 대해 편견을 드러낸 글을 쓴 점 등을 문제 삼아 상원 표결에서도 반대표를 던졌다. 

하지만 진보 성향의 샌프란시스코 지역 대표 언론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리 지명자가 변호사 시절 저소득층 재소자 등을 변론한 경험이 많다고 전했는데, 특히 리 지명자는 사법적으로 소외된 흑인들을 위해 무료 변론에 나서기도 했다. 리 지명자가 민주당의 주장과는 달리 오히려 사회적 약자들을 대변하는 데도 힘써온 것이다. 

연방 판사직은 종신직이어서 미국 정치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며, 이로 인해 연방 판사 지명을 놓고 공화당과 민주당은 항상 정치적으로 치열한 싸움을 하고 있다.

한편, 앞서 연방 상원은 뉴욕·코네티컷주 등을 관할하는 제2순회 연방 항소법원 판사로 지명된 한인 마이클 박 변호사를 인준하는 등 한인들의 연방 법원 판사 임명이 잇따르고 있다. 

한인이 연방 항소법원 판사가 된 것은 마이클 판 판사와 케네스 리 판사 외에 하와이 사탕수수 이민자의 후손인 허버트 최 판사(한국명 최영조·2000년 작고)가 유일하다. 

고(故) 허버트 최 판사와 마이클 박 판사는 미국 태생인 반면, 케네스 리 판사는 한국 태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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