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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해서 오히려 만든 ‘일본 용서’ 위한 영화”

기독일보 김신의 기자

입력 Jul 26, 2019 03:15 P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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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용서를 위한 여행’ 이성수 감독(下)

영화 ‘용서를 위한 여행’ 파일럿.

영화 ‘용서를 위한 여행’ 파일럿. (포토 : )

전작 '뷰티풀 차일드'를 통해 식민 지배를 당했던 원주민들의 '용서'를 다룬 이성수 감독. 그는 이번 '용서를 위한 여행'을 통해 제3자가 아닌 자신, 그리고 우리가 '용서'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가 쉽게 용서한 것은 아니었다. 이성수 감독은 "제3자의 입장에서 용서하라는 권면이 쉬웠는데, 당사자가 되어 용서하라는 하나님의 권면에 저는 튕겨져 나갔다"며 "점점 더 일본을 미워하고 증오하는 나의 내면과 직면해야 했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을 고난 가운데 밀어 넣고, 못 밖고, 창으로 찌른 가해자들을 용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의지하여 나아갔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그가 부딪힌 어려움, 일본의 '복음화'를 위해 영화에 담은 영적 현황과 고민들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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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제작하면서 반감과 반대에 부딪히지는 않았나요?

"교회 안에서도 '위안부, 징용, 고문 당하신 분 등 아직도 피해자가 생존해 있는데'라고 하시면서 '누가 용서의 위임권을 줬냐'고, '왜 일본을 용서하겠다고 하냐'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셨어요. 교회 안에서, 심지어 일부 목사님 마저도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 영화는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오히려 마음을 굳혔어요. 많은 영화들이 일본에 대한 미움을 조장하고, 또 그런 영화로 흥행을 이끌어내는데, 저는 일본에 대해 화해하고 용서하겠다고 했으니 사실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영화를 만든 거죠. 돌 맞을 각오로 만들었어요."

-일본의 복음화율이 낮은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일본이 복음화가 되지 않는 이유로 먼저 일본 고유의 민족 신앙인 '신도'를 봐야 합니다. 일본은 800만개의 신이 있다고 하고 8만 개의 신사가 있어요. 그리고 그중 최고 제사장이 '일본 천황'입니다. 일본에서 천황은 살아 있는 신입니다. 천황, 신사, 신도. 이렇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복잡한데, 우리나라 헌법 1조는 '모든 주권이 국민에게서 나온다'고 되어 있죠? 일본 헌법은 모든 주권이 천황으로부터 나온다는 내용입니다. 메이지(明治) 천황의 연호를 따서 일명 '메이지 헌법'이라 부르기도 했죠. 그런데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후 수정 헌법이 만들어졌어요. 미국에서 법을 바꿨으니 일본 내 정서상 이는 무효인 거지요. 그래서 70년이 지났지만 그렇게 헌법을 바꾸고 싶어하는 겁니다.

또 일본의 모든 힘은 '야수쿠니 신사'에 결집이 돼 있습니다. G7이 열렸던 '이세신궁'은 일본 최고의 신을 모시는 곳이죠. 이 때문에 일본에 기독교가 퍼져나갈 수가 없습니다. 일본의 기독교 복음화율이 0.4% 정도인데, 그중 천황을 신으로 인정하지 않는 기독교인만 따지면 그 수가 더 적습니다. 천황이 신이 아니라고 하는 순간 일본에서 배신자가 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제 영화에 야수쿠니 신사, 이세신궁, 천황이 다 나옵니다. 그리고 이것이 신이 아니라고 고발합니다. 영화를 보신 일본 목회자 분들이 회개를 합니다. 그동안 진실을 말할 너무 용기가 없었다고요.

이성수 감독
▲이성수 감독. ⓒ김신의 기자

로마 황제가 신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기까지 300년이 걸렸어요. 그 순간 기독교가 퍼지기 시작했죠. 이처럼 일본도 여러 어두운 영적 존재를 다 드러내고 천황이 신이 아닌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할 때 기독교가 퍼져나갈 것이라고 봅니다."

-요즘 한일 갈등을 어떻게 풀 수 있을까요?

"우리는 수백 년 전 병자호란 때 중국에, 그리고 1910년 경술국치부터 따져서 100년 전 일본에, 나라를 두 번 잃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그런 아픔에서 벗어날 때가 됐죠. 누군가에게 맞은 일을 10년 뒤에도 못 잊어 '너 나 때렸지'라고 하는 게 건강한 것은 아니지요. 그건 우리 스스로에게도 좋지 않습니다. 홀로코스터에 가면 'Forgiveness without forgotten'(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자)고 써 있습니다.

'용서를 위한 여행'은 이런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이 상처를 치유해야지요. 계속 상처에 머물러있으면 자기 연민과 자기 동정에 빠지는데 그럼 건강할 수가 없어요. 유럽도 전쟁을 겪었지만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 전체가 평화를 이루었죠. 우리가 경제적으로 선진국이 되어 가듯, 의식도 생각도 그에 따라 성숙해 가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럴 때 교회가 더욱 하나님을 바라보며 선지자적 사명을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우리 사회는 늘 성공주의에 젖어 있는데, 기독교인은 어떻게 살아가야하는가? 우리는 늘 소금과 빛이 되어 하나님 나라를 바라며 살아야지요. 지금 영화 개봉에 대한 미련은 없습니다. 전작 '뷰티풀 차일드'를 정말 많은 분들이 관람해 주셨고, 좋은 피드백을 주셨습니다. 이번 영화도 결국 그렇게 될 겁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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