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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설교연구원 인문학 서평] 정관정요

기독일보

입력 Aug 23, 2019 09:53 A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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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정요

오긍 | 김원중 역 | 휴머니스트 | 672쪽 

태평성대 이룬 당태종 정치 요체 '사람'
정관정요, 군주의 功과 함께 過도 기록

눈이 세상 전부를 볼 수 있어도, 자기 자신은 볼 수 없다. 그래서 거울이 필요하다. 당태종 이세민은 사람에게 세 가지 거울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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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로 거울을 만들면 의관을 단정하게 할 수 있고, 고대 역사를 거울삼으면 천하의 흥망과 왕조 교체의 원인을 알 수 있으며,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자기의 득실을 분명하게 할 수 있다. 나는 일찍이 이 세 종류의 거울을 구비해 나 자신이 어떤 허물을 범하게 되는 것을 방지했다."

중국의 역대 제국 가운데 가장 넓은 영토를 차지하고 화려한 문화를 꽃피운 당 제국. 그 기틀을 마련한 인물이 당태종 이세민이다. 그는 구리로 거울을 만들어 몸을 살폈고, 역사를 거울삼아 나라를 다스렸고, 사람을 거울삼아 자신을 다스렸다.

그가 다스린 시기는 중국 역사의 황금시대로 불린다. 따라서 그의 연호인 정관(貞觀)을 따, '정관의 치'라고 별도로 구분하여 부른다.

<정관정요>에서는 당태종이 다스리던 시대 모습을 이렇게 표현한다.

"황제는 바르게 다스렸다. 그 결과 관리들은 스스로 청렴한 생활을 하고 근신했으며, 세력 있는 가문이나 간사한 무리는 힘을 쓰지 못했다. 상인들이나 여행객은 어디서든 강도를 만나지 않았고, 죄를 범하는 사람이 없어 감옥은 텅 비었다.

말과 소는 산과 들에 풀어놓고 기르고, 외출할 때는 몇 개월씩 문을 닫아걸지 않았다. 나그네가 길을 떠날 때는 입을 것과 먹을 것을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었다. 사람들이 후하게 대접해주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태종이 다스린지 4년이 되자 사형죄로 재판을 받은 자는 중국 전체에서 29명뿐이었고, 형벌은 거의 시행되는 일이 없었다.

어떻게 나라를 다스리면 이런 사회가 가능할까? <정관정요>는 그 핵심을 담고 있다.

이 책은 당태종 이세민과 신하들이 정치에 관해 나눈 대화들을 주제별로 묶어 놓은 책이다. 기록자는 '오긍'으로, 당태종이 죽고 20여년 후 태어난 사람이다. 그는 역사를 기록하는 사관이 되어 당태종 당시 정치의 요체를 담은 <정관정요>를 기록했다. 총 10권 40편으로 구성하여 당시 황제인 현종에게 바쳤다.

오긍은 <정관정요>를 기록할 때 '춘추필법(春秋筆法)'을 고수했다. 따라서 이 책에는 당태종의 장점뿐 아니라 단점도 함께 기록되어 있다.

물론 성군으로 추앙받던 당태종에 대한 기록이기에, 후대가 평가하는 것처럼 냉정하게 기록되지는 않았다. 또한 통치 후기의 이세민은 신하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고구려 정벌을 나서는 등 잘못된 모습도 많았다. <정관정요>에는 그런 통치 후기의 실책까지는 기록되지는 않았다.

('춘추필법'이란 군주의 장점뿐 아니라 단점까지도 기록하는 방법이다. 공자는 역사서인 '춘추'를 쓰면서 역사적으로 옳고 그름을 따지면서 기록했다. 이후 '공', '과'를 평가하듯 기록하는 역사 방법을 '춘추필법'이라 부른다.)

<정관정요>의 핵심은 사람이다. 태종이 바른 정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세 사람에게 집중했기 때문이다. <정관정요>에는 세 사람이 나온다.

1. 백성
군주는 배이고,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 띄울 수도, 뒤엎을 수도 있다
예수님도 백성들을 '사람'으로 보셨다

첫 번째 사람은 '백성'이다. 당태종은 백성에게 집중했다. 그는 '백성'을 '국력'으로 보지 않고 '사람'으로 보았다. '노동력'으로 보지 않고 '사람'으로 보았다. 나라를 '조직'으로 보지 않고 '사람'으로 보았다.

신하들이 2월이 가장 좋은 달이라 하여 태자의 성인식 관례를 2월로 정했다. 그때 태종은 이렇게 말했다. "현재 농촌에서는 봄 농사가 시작되었소. 관례가 백성들의 농사에 지장을 줄 것이니 10월로 바꾸도록 하시오."

그러자 신하가 다시 말했다. "길일을 뽑아보니 2월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

태종이 다시 말했다. "나는 '길일'을 따지지 않소. 나라의 일거수일투족을 '길'과 '흉'을 따져 움직이느라 백성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오. 사람의 행동이 길함(옳음)을 따르기만 한다면 자연히 언제라도 길할 것이오."

그는 신하들이 황제의 건강을 생각해 궁궐을 증축하라고 말해도, 백성들을 노역에 동원해야 하는 일이기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하들은 나라의 필요를 살필 때 태종은 백성들의 삶을 살폈다. 그에게 백성은 '노동력'이 아니라 삶이었고, 사람이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백성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순자>의 말을 인용해 말했다. "군주는 배이고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배를 뒤엎을 수도 있다."

예수님이야말로 백성들을 '사람'으로 보았다. 로마 황제는 이스라엘 사람들을 '착취의 대상'으로 보고 바리새인들과 종교 지도자들은 '정죄의 대상'으로 볼 때, 예수님은 그들을 사랑의 대상으로 보셨다.

예수님이 사람들을 가르치실 때, 이미 많은 시간이 지나 사람들이 먹을 것이 없었다. 그때 제자들은 그 무리들을 숙제로 보았다.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풀어야 할 문제로 보았다.

대신, 예수님은 그저 불쌍히 여기셨다. '나와 함께 있은지 사흘이 지났으나 먹을 것이 없도다', '내가 그들을 굶겨 집으로 보내면 길에서 기진하리라', '그 중에는 멀리서 온 사람들도 있느니라'. 제자들은 무리로 볼 때 예수님은 한 명 한 명, 개인으로 보셨다. 사람으로 보셨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사람은 '전도 대상'이라는 숙제가 아니다. 사랑해야 할 '사람'이다. 정죄해야 할 '죄인'이 아니다. 사랑해야 할 '사람'이다.

2. 신하들
적이던 위징 옆에 두고 쓴소리도 청취
많은 대신들 불편한 말 서슴없이 전해
그 말들 하나하나 달게 듣고 정책 반영

당태종이 집중한 두 번째 사람은 신하들이다. 그는 늘 신하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는 신하들을 불러 이렇게 말했다.

"옥은 비록 바탕이 아름답지만, 돌 속에 숨어 있어 뛰어난 기술을 가진 장인이 쪼고 갈지 않는다면 돌덩이와 똑같을 것이오. 기술이 뛰어난 훌륭한 장인을 만날 때, 훌륭한 보석이 될 수 있소. 나는 비록 옥의 아름다움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지만, 여러분들이 자르고 깍아서 다듬어주었소.

여러분들이 인의로써 나를 이끌어주고, 도의로써 나를 밝혀주어 내 공덕과 업적이 오늘의 수준에까지 이른 것이오. 그대들은 기술이 탁월한 장인이오."

황제에게 직접 쓴소리를 했던 신하 중에서는 '위징'이 으뜸이었다. 위징은 태종에게 300번 넘게 간언한 신하다. 위징은 태자의 교육 문제를 비롯하여, 황제의 행동에 사사건건 직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때마다 태종은 위징의 말을 달게 들을 뿐 아니라, 비단과 많은 상을 내려서 직언을 권장했다.

위에 말한 세 가지 거울 이야기는, 그의 신하 위징의 죽음을 보고 한 말이다.

"구리로 거울을 만들면 의관을 단정하게 할 수 있고, 고대 역사를 거울삼으면 천하의 흥망과 왕조 교체의 원인을 알 수 있으며,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자기의 득실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지금 위징이 질병으로 세상을 떠났으니, 거울 하나를 잃은 것이다."

위징뿐 아니라 많은 대신들이 황제에게 불편한 말을 서슴없이 하였고, 황제는 그 말을 하나하나 달게 듣고, 정책에 반영했다.

한 번은 '우세남'이라는 신하을 칭찬하며 이렇게 말했다. "우세남은 내가 한 마디라도 옳게 말하면, 기뻐하지 않은 적이 없었소. 그러나 내가 한 마디라도 옳지 않게 말하면, 그는 유감스럽게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었소. 그리고 내게 작은 허물이라도 있으면 반드시 낯빛을 바꾸고 직간했소."

정관정요 당태종
▲당태종 이세민.

<정관정요> 속에는 태종이 이런 충신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보인다. 그는 자신의 적이어던 사람도, 뜻이 바른 사람이라면 살려 주었다.

예를 들어 자신이 그렇게 총애했던 '위징'도 자신의 적이었다. 그는 자신의 형 '건성'의 사람이었다. 수나라를 멸망시키고 당을 세운 태조 '이연'은 처음에 맏아들 '이건성'을 황태자로 세었다. 이후 황태자 '건성'은 나라를 세우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이세민'(태종)을 죽이려 하였다. 그 때마다 '이 세민'을 제거할 계책을 알려준 사람이 '위징'이었다.

결국 '건성'이 죽었지만, 위징은 끝까지 자신이 옳은 선택을 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태종은 그런 '위징'의 기개에 경의를 표하고 그를 중용했다.

당태종과 함께 태평성대를 이끌었던 신하들. 그들은 굴러들어온 사람이 아니라 길러진 사람들이었다. 인복(人福)은 굴러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길러지는 것이다.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을 품을 때 그들이 힘이 되어준다. 당태종이 품고 함께 나라를 이끌어간 신하들. 당태종이 집중한 두 번째 사람이다.

예수님이 처음 부른 사람들 중 '종교 지도자'감은 아무도 없었다. 거친 뱃사람, 돈 밝히는 세리가 있었다. 높은 자리를 탐하는 요한과 야고보 두 형제는 3년이 지나도록 달라지지 않았다. 그 어디에도 '초대교회'를 이끌 지도자는 없었다.

그러나 투박한 돌멩이 같던 그들도 예수님의 손에 들려 조각되자 달라지기 시작했다. 성령 하나님이 그들 속에 임하시자 작품이 되기 시작했다.

'거친 뱃사람'은 거침없이 말씀을 선포하는 초대교회 지도자가 되었다. '돈 밝히는 세리' 마태는 손에서 돈을 내려 놓고 팬을 들었다. 그리고 복음서를 기록했다. '높은 자리에 앉기를 기대했던' 야고보는 순교했고, 요한은 끝까지 박해를 견디며 교회를 지켰다. 투박한 돌멩이가 작품이 되었다.

3. 자기 자신
다른 사람 탓하지 않고 자신에게 집중
바울도, 예수님도 자기 자신에게 집중

당태종이 집중한 세 번째 사람은 자기 자신이었다. 그는 자기 자신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나는 젊어서부터 활과 화살을 좋아해 그 오묘함을 전부 알 수 있다고 생각해왔소. 최근 좋은 활 십여 개를 얻어 활을 만드는 장인에게 보여준 일이 있소. 장인이 이렇게 말했소. '모두 좋은 재료가 아닙니다.'

나는 비로소 그 이치를 깨달을 수 있었소. 나는 무공으로 천하를 평정하면서 수많은 활과 화살을 사용했지만, 지금까지도 활의 오묘한 이치를 깨닫지 못했소.

하물며 나는 천하를 차지한 시간이 길지 않으니 나라를 다스리는 이치에 대해 아는 것은 활에 대해 아는 것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오. 게다가 활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부분이 있으니, 나라를 다스리는 이치는 어떠하겠소!"

그러면서 모든 일을 신하들과 의논하겠다고 말했다. 태종은 자신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다. 자신의 부족함을 아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탓하지 않는다. 먼저 자신에게 집중한다.

한 번은 어떤 신하가 아첨하는 신하들을 제거할 것을 요청했다. 그때 태종은 아첨하는 신하를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는지 물었다. 그때 그 신하는 이렇게 말했다.

"폐하께서 거짓으로 화를 내며 신하들을 시험해 보십시오. 만일 폐하의 노여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직언과 간언을 하는 자가 있다면 올바른 군자입니다. 반대로 틀린 일에 화를 내는 폐하의 편을 드는 자들은 아첨하는 자들일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태종이 이렇게 말했다. "군주는 정치의 근원이오. 군주 자신은 속이면서 신하들의 행위가 정직하기를 바라는 것은 잘못된 것이오. 비록 그대의 의견이 좋은 의도이기는 하나 나는 받아들이지 않겠소."

당태종은 언제나 자신이 바른 모습으로 서기 위해, 자신에게 집중했다. 그가 집중한 세 번째 사람은 자신이었다.

바울은 자신의 "죄인 중에 괴수"라고 말했다. 다른 사람을 정죄하기보다 자신의 모습에 집중했다. 예수님은 간음하다 현장에서 붙잡힌 여인을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죄 없는 자는 먼저 돌로 치라."

간음이 의심되는 여인이 아니다. 현장에서 잡힌 여인이다. 명명백백 죄가 드러난 사람이다. 정죄하고 돌을 던진다 하여 누구하나 잘못되었다 말하지 않을 상황이다. 그때도 예수님은 우리가 '남'에게 집중하지 않고, '자신'에게 집중하기를 원하셨다.

하나님 나라 만들 우리가 집중해야 할 세 사람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 연약한 지체들, 나 자신
나라 바르게 다스리는 법? 본질은 언제나 사람

<정관정요>에서 태종이 나라를 바르게 다스린 요인을 세 명의 사람으로 나누어 보았다. 백성들에게 집중할 때, 신하들에게 집중할 때, 자신에게 집중할 때 나라를 바르게 다스릴 수 있었다.

성도는 하나님 나라를 살아가는 사람이다. 하나님 나라를 살아가는 우리도 세 명에게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나님은 우리도 세 명에게 집중하기 원하신다.

첫 번째는 우리가 만나는 사람이다. 그들을 과업이나 숙제로 볼 것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으로 보기를 원하신다.

두 번째는 연약한 지체들이다. 많이 자라야 한다. 많이 기다려 주어야 한다.

그러나 인복은 굴러들어오지 않는다. 길러지는 것이다. 성도는 하나님이 '나'를 기다려 주셨음을 아는 사람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도 기다릴 수 있는 사람이다.

세 번째는 나 자신에게 집중한다. 다른 사람을 판단하고 정죄하기에 앞서, 나를 돌아본다. 남을 보며 정죄하는 삶은 모든 환경이 고쳐야 할 모습으로 보인다. 부족한 것 투성이다.

나에게 집중하면 모든 것이 은혜다. 부족한 나를 구원해 주신 것도 은혜고, 부족한 나를 견뎌주는 사람들이 고맙다. 모든 것이 감사한 것 투성이다.

<정관정요>는 나라를 바르게 다스리는 방법이다. 그러나 본질은 언제나 사람이다. 사람을 다스리고 사람을 세우고, 내가 바로 서는 방법. 그것이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이다.

말씀도 결국 사람을 사랑하신 하나님 이야기다. 사람을 사랑하셔서 예수님이 사람이 되신 이야기다. 성도가 하나님의 마음으로 사람에게 집중할 때, 하나님 나라는 든든히 세워지게 될 것이다.

박명수 목사
사랑의침례교회 담임
저서 《하나님 대답을 듣고 싶어요》

출처: 아트설교연구원(대표 김도인 목사)
https://cafe.naver.com/judam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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