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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과 양희송을 바라보는 크리스천의 마음

기독일보

입력 Sep 10, 2019 08:52 A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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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울산대 법학과 교수, 법철학)

▲이정훈 교수
▲이정훈 교수

조국과 양희송은 80년대를 대학생으로 살았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93학번인 필자는 이분들의 언어와 태도에 익숙하다. 차이가 있다면 이분들이 이진경의 "사회구성체론"을 학습하며 캠퍼스에서 갑론을박하고 있을 때 그 배경이론이 된 마르크스와 구조주의의 교차로 '루이 알튀세르'가 이미 유럽의 좌파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차원에서 비판에 직면하고 있었다는 것을 인터넷 세대이자 배낭여행 세대로서 더 상세히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 정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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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들에게는 신선했을지 몰라도 김어준, 김용민 류의 다소 천박한 팟캐스트 방송을 모방한 양희송과 자칭 복음주의 운동가들의 어투와 비판 태도 등은 교회를 공격하고 '예수 소멸'을 외치던 좌파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것이었다.

필자가 교회에서 당황했던 것은 익숙한 사회주의 정치투쟁의 언어들이 교묘하게 성경을 왜곡해서 한국교회에 퍼져나가고 있는 현실이었다. 교회 청년들이 반미투쟁과 조선 혁명의 역사를 학습하고, 해군기지 건설반대 운동을 하고, 미군을 학살자라고 배우는 상황은 필자를 당황하게 만드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북한의 '통일전략전술'을 평화의 이름으로 교회에서 학습하는 것을 목격했을 때는 거의 기절할 뻔했다.

조국의 위선과 거짓에 충격을 받는 분들과 교회개혁을 외치던 양희송의 성범죄를 보며 당황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오히려 필자는 더 당황했다. 원래 인간은 그런 존재다. 수양을 통해 군자가 되고 싶었던 진짜 선비 다산은 고백했다. "인간은 스스로의 노력으로 도덕적 존재가 될 수 없다." 차이가 있다면, 그들은 심판자의 자리에 서서 자신이 하나님이 되고 싶었던 반역, 즉 인간의 죄성을 따라 살았을 뿐이고, 어거스틴은 그런 자신을 사랑해 주신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를 고백했을 뿐이다.

필자에 대해 악의적으로 허위사실을 인터넷에 유포하고, 교회소멸을 주장하던 인사들과 연대하여 교회개혁을 외치던 자칭 복음주의 운동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한 시점에서 이들에게 마음에도 없는 한국교회를 향한 사과를 요구할 생각은 아예 없다.

오히려 필자의 실망은 위선으로 무너진 양희송이 아니라 예장 합동 교단에 있다. 복음주의를 표방한 교회 내 좌파 정치 운동을 신학부 차원에서 연구하면서 필자는 신학자들의 날카로운 분석을 기대했다. 필자는 법학자이기 때문에 이들의 활동이 교회에 끼치는 사회적 문제와 "차별금지법" 지지운동 등 동성애-동성혼 합법화와 성경에 기초한 고민도 없이 낙태까지 정당화시키는 극단적 페미니즘 확산 운동의 문제들을 설명하는데 집중했다.

성경 몇 구절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적용해서 토지소유권에 대해 사회주의적 개념을 교회에 확산시키고 좌파 이데올로기로 예수와 성경을 편집-가공하여 사회주의에 저항감을 갖고 있는 크리스천들을 계몽(?)하는 강연 등 문제가 되는 활동들과 교육 콘텐츠에 대해 신랄하면서도 바른 신학적 지식을 제공해 주기를 기대했다.

분열과 분별조차 구별하지 못하고 그저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태도로 '구글링'만 해도 교회가 용인할 수 없는 위험한 활동들을 찾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성도들이 분별해야 하는 부분까지도 미사여구로 덮어주는 연구자들의 논조에 필자는 더 큰 충격을 받았다.

이것은 좌-우 진영논리의 문제가 아니라 진리 수호의 문제다. 성경을 그렇게 함부로 이데올로기로 편집해도 되느냐의 문제이다. 이 시대의 신학자들이 이런 판단을 포기한다면 성경을 왜곡해 세력을 확장하는 이단들과는 어떻게 대결할 것인가? 이제 화합과 평화라는 황당한 논리로 모든 이단과 진리 왜곡을 일단 예수와 성경을 인용하면 복음적인 것으로 인정하고 포용하겠는가?

한국교회가 양적으로 팽창할 때 그 혜택을 삶으로 누렸던 대표적 목사님들이 대형교회를 비판하며 자신들은 그 덩치 커진 교회들과 상관없는 존재인양, 선을 긋고 비판의 포화를 퍼붓는 것을 보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 양적 팽창의 단물을 섭취하고 그 성장 속에서 발생한 부작용들만 골라서 자신과 분리하는 태도는 조국의 삶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그는 항상 한국의 천민자본주의를 비판했지만, 그가 지금 누리고 있는 것과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이 살아온 방식 그 자체가 바로 천민자본주의였다. "선긋기 비판"으로 자신이 누려 온 것과 자신을 분리시켜 대중적 의인으로서 명성을 누리는 방식이 바로 위선이자 거짓의 삶이다. 크리스천과는 양립 불가능이다.

최근 광복절을 기점으로 정상적인 설교를 하기 시작한 '선긋기'의 대표 목사님들을 보면서 이것이 몰락해가는 조국으로 상징되는 위선적 좌파 권력으로부터 새로운 선긋기를 시도하시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지난 100년간 한국교회가 성취한 모든 것을 적폐로 모는 패륜을 반성하는 설교는 대환영이고 감사하다.  

이번 기회에 양희송 전 대표와 자칭 복음주의 운동가들이 그동안 벌여왔던 위선적 심판자 활동과 그의 불륜만이 아니라 성경을 함부로 정치 이데올로기로 편집해서 가르쳐 온 것이 더 큰 문제라는 것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가 함께 젊은 세대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으면 더욱 좋겠다. 오직 예수, 오직 말씀, 오직 은혜, 오직 믿음, 오직 하나님께 영광이라는 종교개혁의 정신은 크리스천이라면 포기할 수 없는 가치가 아니겠는가?

끝으로, 이 시대의 보수 신학자들께 더 크게 분발해 주시길 부탁드리고 싶다.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 분쟁이 피곤해서 신학을 굽히고 정론을 굽힌다면 한국교회에 무슨 소망이 있겠는가? 양희송을 포함한 복음주의를 표방한 좌파 정치투쟁의 리더들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성경의 권위를 회복하는 진정한 개혁에 동참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교회의 개혁은 교회를 사회주의화 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의 권위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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