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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에 고하는 청년들의 외침 "현재와 호흡하지 못하고 있어"

기독일보 이대웅 기자

입력 Sep 20, 2019 09:37 A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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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응답이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질의응답이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포토 : )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청년들의 외침'에 귀를 기울였다. 20일 서울 강남대로 한우리교회(담임 윤창용 목사)에서 열린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이정익 목사) 9월 월례기도회 및 발표회에서다.

'한국교회에 고하는 청년들의 외침'을 주제로 이날 발표회에서는 20대 여성, 30대 여성, 40대 남성이 한 명씩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기도회 설교도 청년 목회를 하고 있는 배준현 목사(대구동신교회 청년부)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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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청년이 본 한국교회의 문제점
1. 현재와 호흡하지 못하고 있다
2. 여성주의적 시각에 취약하다

20대 청년이 한국교회에 바라는 점
교회 내 더 많은 약자들의 자리 마련
더 자유로운 공론장, 더 평등한 시스템

먼저 '이웃을 잃어버리는 교회: 한국교회의 예언자적 역할에 대한 반성'이라는 제목으로 20대 여성 이다현 씨(동덕여대 조교)는 자신이 생각하는 한국교회의 문제점 두 가지와 한국교회에 바라는 점을 전달했다.

이 씨는 "많은 목사님들이 한국교회 위기에 대해 다원주의가 강조되는 포스트모더니즘 사회에서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지키는 문제로 환원하는 것을 봐 왔다"며 "그러나 정말 지금 한국교회가 겪는 문제들이, 성도들의 믿음 부족에서 기인하는 것인지 의문이 있다. 예전에 충성되이 교회에 봉사하던 청년들이 왜 교회 밖으로 나가는지 다면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첫 번째 문제로 "교회가 현재와 호흡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와 함께 호흡한다는 것은, 교회 밖 우리의 이웃들이 현재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 알고 함께 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며 돕는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교회 밖에서 어떤 고통이 있든지, 교회 안은 평안하고 건재하다. 교회는 사회가 겪는 문제들에 사회적 봉사의 책무는 드물게 실천했을지언정 실제로 행동하기는 망설이고, 교회 내 비판적 목소리를 견제했다"고 전했다.

또 "지금의 교회는 함께 슬퍼하는 능력을 잃어버렸다고 본다. 함께 슬퍼하고 함께 우는 건 당사자의 아픔에 귀 기울일 때 가능하고, 귀 기울이려면 그들의 고통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며 "하지만 교회는 단순히 '세상은 악하다'는 말로 이 모든 고통들을 단번에 설명할 뿐, 그들의 고통을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악한 세상에서 분리돼야 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우리는 이 사회로부터 완전히 분리될 수 없다. 우리는 교회 밖 사람들이 겪는 노동의 문제, 청년과 여성 문제 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사회의 흐름과 무관하게 교회가 무조건적 믿음과 감사를 강요할수록 교회의 언어는 세상과 유리되고, 청년들은 점차 교회가 현실 문제를 해결해줄 수 없다고 느끼고 점차 교회에서 발걸음을 끊는다"고 이야기했다.

두 번째는 "교회가 여성주의적 시각에 취약하다"는 문제이다. 그는 "지금 사회에서 페미니즘의 대두는, 이제까지 사회적 시선에 맞춰 스스로를 검열해 왔던 여성들이, 수많은 여성 대상 범죄들을 마주하면서 눈을 뜨기 시작한 결과"라며 "여성들은 인간으로서 동등하게 대우받지 못한 채 사회적 기준에 맞추기 위해 발버둥쳐왔으나, 돌아오는 건 비합리적이고 불평등한 결과였다"고 했다.

이 씨는 "여성들을 향한 이중 메시지는 교회에서 더 자주 들을 수 있다. 많은 남성 목회자들은 성경의 힘을 빌어, 자녀를 낳고 사회생활을 일찌감치 포기한 채 돌봄과 가사노동에만 매몰된 여성 집사님들을 향해 '하나님이 주신 일이니 그저 순종하라'는 메시지를 준다"며 "여성의 입장을 대변하는 목소리는 교회 내에 없다. 이 모든 과정에 교회의 권력자인 남성 목회자가 있다. 하지만 청년들은 같은 하나님의 자녀가 성별로 그 중요성에 차이가 있다고 말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국교회에 바라는 점에 대해선 "예수님은 나 자신을 사랑함과 같이 이웃을 사랑하라고 하셨다. 이는 우리가 교회와 교인들을 사랑한 것처럼, 세상을 사랑하라는 말씀으로 들린다"며 "개인적 신앙과 내적 문제에만 천착한 채 예언자적 목소리를 잃어버리고 이웃을 잃어버린 한국교회에는 죄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교회 내에는 더 많은 약자들의 자리가 마련돼야 하고, 더 자유로운 공론장이 필요하며, 더 평등한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예수님을 더욱 닮아가기 위해 이 땅의 아픔에 귀 기울이고, 이웃을 알기 위해 애써야 한다. 교회는 강자를 대변하고 개인의 복을 구하는 곳이 아닌, 고통받는 자들과 함께 울며 세상 속에서 예언자적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했다.

30대 청년의 한국교회 향한 목소리
교회 내 세대 간의 갈등 인정하고
청년들 판단하거나 책망하기 전에
먼저 '이해' 후 예수님처럼 '사랑'을

이어 '나는 당신을 이해할 수 없어요, 사랑할 뿐입니다'는 제목으로 발표한 30대 여성 정은혜 씨는 "올해 초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을 졸업하고 한국에 돌아왔지만, 20대에 꿈꾸던 멋진 커리어우먼의 모습이 아닌, 돌도 안 된 어린 아기와 집에서 씨름하며 청소와 빨래를 하고 있는 제 모습을 보게 됐다"며 "청년 시절의 큰 비전과 소망은 어디에 갔는지, 저 자신이 한심스럽고 주님이 원망스러웠다"고 고백했다.

20여명의 성도가 함께 섬기는 개척교회 목회자의 딸로서, 그는 교회 리모델링 계획에 있어 로비를 카페 형태로 바꾸자는 20-30대와 주방을 고쳐야 한다는 40-50대 여성, 성전 리모델링이 먼저라는 60대 이상 어르신들의 견해 차이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성전과 로비, 주방이 완성됐다. 아직도 각각 다른 세대인 우리는 서로를 100%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세대 간의 갈등'을 인정하고, 이를 주님 안에서 이해를 넘어선 '사랑'으로 감쌀 수 있었다"며 "주님께서 제게 리모델링의 마음을 주신 것은 단순히 깨끗한 성전을 바라셨던 것이 아니라, 이 과정을 통해 성도들 간의 작은 역할을 나누면서 부족한 부분은 채우고 넘치는 부분은 나누면서 하나 되기를 원하셨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정은혜 씨는 "현재 대한민국 모습도 마찬가지이다. OECD 국가 중 출생률은 가장 낮고,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들이 더 많은 청소년들은 스스로 목숨을 포기한다. 어르신들이 보시기에 20, 30대 청년들은 태어날 때부터 상대적으로 풍요로운 환경에서 자라고 공부도 하고 표현의 자유도 누렸다"며 "그런 청년들이 대한민국을 '헬조선'이라 부르고, 더 포기할 것도 없는 'N포 세대'가 됐다"고 했다.

정 씨는 "이제는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다는 말을 넘어, '용이 나올 개천이 없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열심히 노력하고 사는 사람이 누릴 수 있는 평범한 삶조차 청년들에게는 사치가 됐다"며 "하지만 감히 요청드리기는, 청년들을 판단하거나 책망하기 전에, 그들이 왜 그런 삶을 살고 있는지 먼저 '이해'하고 예수님과 같은 '사랑'으로 나아갈 때, 모든 세대가 대화할 수 있는 문이 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이는 청년들도 마찬가지이다. 그 문이 열려야 작금의 청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는 청년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이자 희망의 문제"라며 "현재 청년 문제도 단순히 보조금을 주거나 문제를 해결해 주는 방식이 아닌, 모든 세대가 함께 대화하고 공감하고 미래를 그려 나가는 것, 그 과정에서 서로 섬기며 사랑하는 것이 주님께서 진정 바라시는 '성공적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결국 '취직'에 성공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순번을 이어받게 돼, 국회의원이 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40대는 교회에 외치고 싶지 않다
오히려 교회의 대답을 듣고 싶고,
함께 일하고 동역할 기회를 줬으면

40대 남성인 이음과배움 대표 이창현 사무국장(한반도평화연구원)은 '40대는 한국교회에 외치고 싶지 않습니다'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그는 "지난 20년간 한국 사회 내에 엄청난 변화가 있었음에도, 교회는 1990년대 이후 바뀐 것이 없어 보인다"며 "한국교회 최전성기인 1990년대에 20대 시절을 보내면서 교회가 계속 전진하고 우리는 사회 속에서 빛과 소금 역할을 더 할 줄 알았는데, 현실은 뒷걸음질을 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이창현 씨는 "2년 전세 때문에 이사를 반복하거나 아예 경기도 외곽으로 떠밀리는 40대 입장에서는 지역민들에게만 기반한 교회 목회활동이 다소 아쉽다"며 "연간 20조원 안팎의 사교육비가 지출되는 현실에서 40대에게 자녀교육은 굉장히 중요한 이슈인데, 교회는 자녀교육과 관련해 획기적인 예산 편성이나 구조 변동에 발걸음이 더디다"고 전했다.

이 씨는 "회사에서는 명확한 지출 기준으로 세세한 재정 보고를 해야 하는데, 교회는 여전히 주먹구구식 회계보고의 모습을 보인다"며 "인터넷 댓글과 SNS를 통한 자유로운 의사 개진이 일상이 된 40대의 눈에, 교회는 공론장이 부족하고 수평적 발언이 금기시되는 곳"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40대는 한국 사회의 최신 변화에 민감하고 이에 대한 교회의 해답 또는 공동체적 고민을 기대한다. 40대에게 재테크, 부동산 폭등, 비정규직, 이혼, 자녀들의 교육 격차, 남북 통일, 복지 문제 등은 일상에서 부딪치는 현실 문제"라며 "그러나 교회 안에서 이 문제는 언급 자체가 금기시되거나 설교 시간에 단편적으로 일방적인 의견에만 머무는 경향이 있다. 삶 한복판의 문제가 교회에서 괴리되는 현실"이라고 보고했다.

이창현 씨는 '40대가 보는 한국교회 문제점'으로 ①한국 사회의 변화에 대해 교회가 제대로 대응하기보다 방어에 급급하고 내부 성장에만 관심이 있다 ②교회 내부가 역동성을 잃어버린 채 경직되고 구조화됐다 ③교회 문제에 대해 교회가 정면돌파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등을 지적했다.

특히 ③에 대해 "평일 내내 언론을 통해 목회자 성추문과 교회 세습, 재정 비리 등 여러 교회 문제를 접했는데, 정작 주일에 찾아간 교회는 대부분 '개교회 문제에 개입하기 어렵다', '문제를 공론화하면 교회 내 분란이 생긴다', '아직 정확한 상황을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침묵한다"며 "교회의 문제를 교회에서도 듣지 못한다면, 우리는 어디서 교회 문제를 이야기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가 40대가 처한 삶에 좀 더 깊숙하게 들어오길 기대한다. 저출산과 맞벌이, 양육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재테크, 부동산, 복지 문제에 교회가 기본적 가치 기준을 논의할 장을 마련해 주면 좋겠다"며 "교회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고민하면 좋겠다. 교회가 장소를 제공하고 반값 학원비를 실천해 준다든지, 청소년들이 쉬고 교제할 수 있는 스터디 카페를 만들 수는 없을까"라고 제안했다.

뿐만 아니라 "교회가 우리 사회가 처한 문제에 다각적 시각으로 접근하고, 유연한 구조를 만들어갔으면 한다. 교회에 공론의 장을 만들고, 다양한 제안을 수용하는 창구가 필요하다"며 "지금은 하나를 제안하고 싶어도 교회에서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고 막히는 구조다. 의견을 모으고 작은 분야는 자율성(재정과 권한)을 주거나 분담하는 구조를 만들고, 담임목사와 당회 주변부터 좀 바꿔가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씨는 "결국 본질의 문제에 교회가 나서주길 기대한다. 이 시대의 현실에 뿌리박으면서도, 여러 우려 속에서도 정면돌파하는 비전을 보여주는 교회를 기대한다"며 "세상은 이것저것 달라진다지만, 교회부터 갱신하고 본질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분주한 달력 행사에 매이지 말고, 이 시대를 관통하는 본질적 메시지를 교회가 던져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40대는 교회에 외치고 싶지 않다. 오히려 교회의 대답을 듣고 싶고, 함께 일하고 동역할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며 "그리고 우리에게 다시 본질을 일깨워주고, 소망을 주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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