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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선교 유적지, 해외 선교사들 재충전 장소로”

기독일보 이대웅 기자

입력 Oct 18, 2019 09:40 A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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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연합, 관광자원화와 연구 등 위한 협약 체결

인요한 박사 "아픔 극복하고 영성 키우던 곳"
소강석 목사 "잘 복원돼 국민통합 진원지로"
정운찬 전 총리 "선교사들 가슴 저린 사랑..."
박성민 대표 "역사적·장소적 가치 보여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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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약 체결 모습. 왼쪽부터 인요한 박사, 박한길 회장, 소강석 목사. ⓒ이대웅 기자
협약 체결 모습. 왼쪽부터 인요한 박사, 박한길 회장, 소강석 목사. ⓒ이대웅 기자

지리산 선교 유적지 관련 협약 체결식이 18일 오후 서울 세브란스병원 종합관 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지리산기독교선교유적지보존연합(이사장 소강석 목사, 이하 보존연합)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는 1부 유적지 소개, 2부 협약식, 3부 기자간담회 순으로 진행됐다. 이성철 장로(C채널 부사장) 사회로 열린 1부에서는 노영상 전 호남신대 총장의 기도, 오정희 사무총장의 소개 및 경과보고 후 주요 관계자들이 소감을 전했다.

먼저 인요한 박사(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는 "어려서부터 왕시루봉에서 예배를 드리며 자라났다. 이곳에서 어린 자녀를 잃은 선교사들이 아픔을 극복하고, 조선을 더욱 사랑하며 영성을 키워가던 것을 하나하나 기억한다"며 "이곳은 일부의 말처럼 호화로운 곳이 아니라 당시 선교사들에게 필연적인 곳이었다. 풍토병 등으로 철수까지 고민하다, 이곳에서 다시 힘을 얻어 다시 선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인 박사는 "노고단 수양관에 이어 1960년대 무렵 지어진 왕시루봉 수양관 채플실과 목조주택들, 창고와 토담집 등에서 이 땅을 우리보다 더 사랑한 선교사들의 손길과 정신이 아직도 깃들어 있다"며 "불과 50여년 전 일로, 왕시루봉 채플실에서는 지금도 예배가 드려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왕시루봉 선교 유적지는 구례군의 유산이다. 이 선교사 유적지가 구례에서 다른 종교 유적지·관광지들과 함께 모두의 재산이 되고 문화재가 되길 원한다"며 "과거 선교사님들이 이곳에서 충전을 많이 했는데, 지금 해외에 나가 있는 많은 국내 선교사들도 와서 재충전할 수 있는 곳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사장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는 "오늘 모이신 분들이 아니었다면, 선교 유적지는 오랜 역사 속에 잊혀져 장롱 속 고서, 역사 속 흙무덤에 묻힐 뻔 했다. 이 분들의 열정으로 점차 세상에 알려지고 등록문화재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처음 유적지를 찾아갔을 때 가슴이 뛰었다. 이후 뭐 그리 바쁜지 제대로 살피지 못한 죄송함과 빚진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소 목사는 "이런 역사를 발견하고 소개하고 재현하는 자리에 참석해, 관련 책자를 보고 다시 한 번 가슴이 뛰었다"며 "모쪼록 유적지가 잘 보존되고 한국교회 불멸의 석판에 기록될 뿐 아니라 문화재로 잘 등록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이 선교 유적지는 영·호남 선교사들이 모여 화합을 이룬 곳이었다고 한다"며 "유적지가 잘 복원·보존되어 국민통합의 진원지가 되고, 남북통일의 시은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리산 노고단에 있는 선교유적지
지리산 노고단에 있는 선교유적지

박한길 애터미 회장은 "조선 말기 어려운 환경에서 풍토병으로 어린 자녀들을 잃고 땅에 묻으면서까지 학교와 병원을 세워 이 민족을 섬겼던 선교사님들의 삶을 되새긴다"며 "한국에 오신 선교사님들의 발자취를 따라, 동남아와 인도에 기독교 학교와 병원을 세우려 한다. 지리산 유적지를 통해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가능성과 도전, 꿈을 심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축사한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선교사들은 우리나라 풍토병으로 어린 자녀들까지 67명이나 목숨을 잃어야 했지만, 생명을 담보로 복음을 전하며 우리보다 우리 민족을 더 사랑하셨다"며 "이 자리를 통해 선교사들의 가슴 저린 사랑이 기억되고, 그들이 남겨놓은 선교 유적지가 아름답게 보존·관리돼 그 분들에게 사랑의 빚을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박성민 한국CCC 대표는 "1960년대 초 지어진 왕시루봉 수양관은 각국 건축 양식이 쓰여진 건물들이다. 외적으로는 서양식 건물이지만, 한국 전통적 공간배치와 건축구조를 채용한 것으로 보존되어야 할 가치가 있는 독특한 건축물"이라며 "한국교회의 역사적·장소적 가치가 있는 지리산 선교유적이 잘 보존돼 다음 세대들에까지 정신이 계승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리산 왕시루봉 선교유적 50주년 기념예배 모습.
지리산 왕시루봉 선교유적 50주년 기념예배 모습.

김순호 군수(전남 구례군)는 "이 땅에 오신 선교사님들의 믿음과 희생이 남아있는 선교 유적지는 재생과 충전이라는 지리산의 가치를 국민들에게 알릴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며 "지리산 선교 유적지가 군 관광자원의 한 축이 될 수 있도록 군수로서 약속드리겠다"고 축사했다.

1부는 박성호 목사(하동군기독교연합회장), 배규현 목사(순천노회 노회장), 김기철 목사(곡성·섬진강권 기독교연합회 수석부회장), 서종수 목사(구례군기독교연합회장) 등의 합심기도로 마무리됐다.

2부에서는 보존연합 이사장 소강석 목사와 인요한 박사, 박한길 회장 간의 협약식이 진행됐다.

보존연합은 애터미와의 협약을 통해 지리산 노고단과 왕시루봉 선교 유적지를 비롯, 이곳에 머물렀던 선교사들의 행적을 스토리텔링화하고, 구례군에 위치한 왕시루봉 유적지를 통해 관광자원화하는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협약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하나. 지리산 선교 유적지가 구약성경을 한글로 번역하고 한글 문법을 발전시키고 호남과 영남 지역을 넘어 전국에 학교와 병원을 세워 생명살리기에 앞장섰던 선교사들의 전초기지였음을 연구하고 알리는데 협력한다.

하나. 가옥 12채와 교회 1채, 창고 1채 등 총 12채가 남아있는 지리산 왕시루봉 일대 선교사 유적을 관리하고 보존하면서 건축학적 의미와 유산으로서의 가치를 확립하고 후손들에게 자원화하는데 협력한다.

하나. 한국 선교 초창기 지리산 유적지에 기거한 미국 남장로교회 선교사들을 중심으로 신앙 유산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스토리텔링화하는 등 공익사업을 다양한 방편으로 실행하여 성지 순례지로 활성화하여 후손들에게 자원화하는데 협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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