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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홍석 칼럼]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사는 사람들

기독일보

입력 Nov 11, 2019 06:42 PM P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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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더럴웨이중앙장로교회 장홍석 목사
훼더럴웨이중앙장로교회 장홍석 목사

오래 전에 어떤 한국 방송을 보다가 큰 감동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궁금한 이야기 Y'라는 프로그램이었었는데, 그 날은 강원도 정선군 함백이라는 곳에 사시는 한 꼬부랑 할머니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90이 넘으시고, 허리가 활처럼 굽으신 할머니가 어떻게 온 마을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게 되셨는지...그 이유를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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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사시는 함백은 겨울이면 눈이 많이 내리는 곳입니다. 눈 치우는 것이 일상인 곳입니다. 이 할머니에게 눈 치우는 일이 얼마나 부담이 되었을까요? 그런데 할머니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매일 아침 누군가가 할머니 모르게 쌓인 눈을 치워드렸기 때문입니다. 워낙 신세지는 것을 싫어하셔서, 사람들은 몰래 눈도 치워드리고, 연탄도 갈아드리고, 맛있는 반찬같은 것을 할머니 댁 앞에 놓고 가곤 했던 것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방송에 소개된 이인옥 할머니는, 원래 함백 분이 아니셨습니다. 먼저 돌아가신 남편 이광식 할아버지와 함께 전쟁통에 피난을 내려오신 실향민이셨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피난을 오시다가 세 딸을 모두 잃어버리셨습니다. 먹을 것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아픔을 안고 함백에 정착하신 두 분은 특별히 아이들을 사랑하셨습니다. 먹을 것이 없어 소나무 껍질을 뜯어 먹는 탄광촌 아이들을 보시고는 밥을 지어 먹이시기 시작했고, 사재를 다 털어 방제초등학교를 세우셨습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아이들을 위해 당신이 가진 모든 것을 다 써 버리셨던 것입니다. '내일'이란 시간을 계산했다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오래 전에 저희 집 둘째가 거의 벌거벗고 집에 들어온 적이 있습니다. 자초지종을 물었더니, 몰에 앉아 있는데 홈레스로 보이는 청년 하나가 옆에 와 앉더랍니다. 하영이는 비에 맞은 듯 초췌해보이는 이 청년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고, 결국 그 청년에게 전 재산 10불과 함께 자기가 입고 있던 옷가지들과 양말을 벗어주었다는 것입니다. 이야기를 듣다가 아이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녀석아 남을 돕더라도 정도껏 도와야지!" 여러가지 생각이 왔다 갔다 했기 때문입니다. "그 홈레스가 말한 것이 사실일까?" "순진한 하영이가 그 홈레스에게 속은 것은 아닐까?"

"아빠 내가 잘못한 거야?"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제게 묻는 아이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저런 의심이 든 것도 사실이지만, 사실 제 마음이 언짢았던 이유는 제 아이가 자기를 먼저 돌보지 않고 홈레스를 돌보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라고 설교하고, 희생하라고 설교하고, 또 그렇게 사는 것이 제 삶이라고 생각하며 살면서도 자식이 힘들어지는 것은 보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다른 사람을 돌본 아이를 오히려 혼을 내려 했던 것입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냐, 잘했어. 아빠가 잘못 생각했어..."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내일을 생각하지 않고 다 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좁은 길을 가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입니다. 세상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으신 적이 있습니까?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마셔라!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즐겨라!"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기초수급 지원비를 모아 아이들에게 장학금으로 주셨던 할머니가 하신 말이 귓 속을 맴돕니다. "돈은 똥이야. 쌓이면 냄새가 나고 뿌리면 거름이 돼..."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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