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백성에게로 가서 오늘과 내일 그들을 성결케 하며 그들로 옷을 빨고 예비하여 제 삼일을 기다리게 하라 이는 제 삼일에 나 여호와가 온 백성의 목전에 시내 산에 강림할 것임이니 너는 백성을 위하여 사면으로 지경을 정하고 이르기를 너희는 삼가 산에 오르거나 그 지경을 범하지 말지니 산을 범하는 자는 정녕 죽임을 당할 것이라 손을 그에게 댐이 없이 그런 자는 돌에 맞아 죽임을 당하거나 살에 쐬어 죽임을 당하리니 짐승이나 사람을 무론하고 살지 못하리라 나팔을 길게 불거든 산 앞에 이를 것이니라 하라(출 19: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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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다 아는 대로 '거룩' 혹은 '성결'은 하나님의 속성이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적극 요구하시는 명령이기도 하다. 하나님의 거룩성은 모든 피조물과 분리된 유일성(唯一性)을 뜻하며(출 15:11; 사 6:1-4), 세상의 악이 범접하거나 오염할 수 없는 절대 정결이나 절대 선을 말한다(합 1:13; 약 1:13).

신자의 거룩(성결)성은 도덕적·영적 순결과 더불어 죽는 날까지 완성되는 성격을 띠고 있다. 그런데 본문을 보면 하나님은 우리가 몸과 마음을 거룩하고 깨끗이 하길 원하실 뿐 아니라, 동시에 하나님의 거룩한 영역을 침범하지 말 것을 요구하신다.

이에 하나님은 지경을 정하시고 지경을 범하지 말라고 하신다. 지경을 범하는 길은 곧 죽음의 길이 되는 것이다.

이 말씀은 일차적으로 성전의 지성소와 연관지어 십자가를 통한 새롭고 산 길과 비교되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하나님의 거룩함에 대한 온전한 믿음과 경배 그리고 순종을 주문하는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요컨대 인간의 거룩함에는 자신의 성결함과 더불어 하나님의 거룩함을 침범하지 않는 자세도 요구됨을 알 수있다. 이는 도덕적인 성결뿐 아니라 영적 성결의 범위를 생각하게 하는 말씀이다.

오늘날 우리가 지키고 침범하지 말아야 할 하나님의 지경, 인간이 발을 들여놓지 말아야 하고 넘보지 말아야 할 하나님의 지경은 과연 무엇일까?

우선 콜링과 사명이 일차적으로 생각난다. 또 성령의 자유로운 역사에 대한 조심스런 태도, 하나님의 주권적 역사와 섭리, 그리고 생명과 창조의 영역도....

이단 이슈와 더불어 신학적인 쟁점들은 대개 거룩한 산의 지경에 관한 문제들이다. 신천지 같은 경우에도 조금만 더 내용을 들어보면, 하나님의 산의 지경을 오르거나 범하는 불경하고 무리한 내용들이 노골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재작년 여름 어느 날이었다. 필자는 여느 때처럼 안산에 혼자 올라 주로 머물던 팔각정 앞 벤치에 앉아 있었다. 그때 건너편에서 운동을 하던 몸집이 작고 귀여운 여성이 유난히 필자를 빤히 응시하더니, 스스럼없이 친근하게 말을 건네었다.

"한눈에 봐도 보통 분이 아닌 것 같아요...."

듣고 보니 기분도 괜찮고 해서 필자는 습관처럼 물어보았다.
"교회 다녀요?"
"네..."

그녀(A)는 하나님을 열심히 믿고 있는 것이 역력한 말투였다. 그런 그녀가 동생처럼 필자를 따르더니, 어느 날 신촌의 커피숍에서 만나자고 했다.

필자가 먼저 와서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 기다리는데, 입구에 앉아있던 통통한 한 중년의 여성이 다른 여성과 대화를 하다 A가 들어서자 반갑게 인사를 했다.

A는 내게 그녀(B)가 최근에 알게 된 선교사님이라고 했다. 필자는 A와 대화를 마치고 나가면서 B와 목례를 했다. 그 후 두어 주일이 지나자, A는 B가 필자에게 상당히 좋은 인상을 받았다며, 필자를 꼭 한 번 만나고 싶어한다고 했다.

필자는 그리 내키지 않았지만 B가 선교사라고 하니 만남에 한번 응해주는 것도 예의인 듯 해서, 몇 주가 더 지나 수락을 했다. B는 수년 전 자신의 언니와 케냐에서 선교사역을 했으며, 그 후 국내에서 어느 정도 알려진 모 장로교회 전도사로 일하다 현재는 그만두고 성경 프로그램 팀을 이끌고 있다고 했다.

필자가 현재 소속 교회를 물어보자 B는 뭔가 곤란한 듯 대답을 회피하며, 차차 알게 될거라고만 했다. 필자는 직감으로 혹 신천지가 아닌가 해서 신천지냐고 묻자, 역시 끝까지 대답을 피하고 우물거렸다.

B는 필자가 보기에 참 사람이 여유롭고, 모난 데 없이 성품이 좋아 보였다. 그래서 만약 그렇게 착한 그녀가 신천지이면 그녀를 설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녀가 권유하는 성경 프로그램에 우선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A는 그즈음 신천지를 경계하라고 주의를 주는 내게 불쑥 이런 말을 했다.

"과거 교회에 다녔을때는 성경공부를 해도 뭔가 시원하게 잡히는게 없었어요. ... 그러니 신천지라도 한 번 가서 들어보는 게 어쩌면 나은지도 모르겠어요."

필자는 A와 함께 홍대입구 역에서 B를 만나, B의 안내로 근처 한 빌딩의 오피스로 들어갔다. 그 안엔 여러 방들이 있었다.

성경을 펼쳐놓고 B는 요한계시록 2장에 나오는 "이기는 그", "감추었던 만나", "흰 돌", "새 이름"부터 시작해 "인침 받은 십사만 사천", 8장의 "다시 예언하여야 하리라", 바다에서 나온 한 짐승과 땅에서 올라온 짐승에 대해 뜻을 아느냐고 필자에게 연이어 묻기 시작했다.

다른 것은 차치하고라도 성경 말씀 하나 하나를 하나님의 인격이 배인 숨결로 생각하는 필자로선, 말씀을 무슨 암호나 공식처럼 기계적으로 취급하는 자체가 몹시 답답하고 거부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전에 필자는 성경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성령의 감동 안에서 성경의 말씀이 필자의 눈 앞에 초시공적으로 운동력 있게 살아 움직이며, 성령의 능력이 전신에 입혀지는 체험을 한 바가 있었기에, 더욱 그런지 몰랐다.

자연스럽게 필자의 열띤 설명이 이어지고 역설득이 계속되자, 사람 좋은 B는 여전히 편안한 표정이긴 하나 맥이 빠진 듯 혼자 중얼거렸다.

"이제껏 이렇게 믿음이 좋은 사람은 첨 봤어요...."
"결국 그 '이긴 자'가 '이만희' 씨라는 거죠?"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그녀가 허를 찔린 듯 풀이 죽은 틈을 타, 필자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물었다.

"참 인상도 좋으신 양반이, 어쩌다 기성 교회에 다니다 신천지에 오게 되셨어요?"

B의 설명은 기성 교회를 다니는 동안 성경을 읽어도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너무 많아 답답하기 그지 없었는데, 신천지에서 확실히 모든 의문이 풀렸다는 것이었다. 신천지로 기성 목사들이 대거 이동했다면서, 칼빈은 잘못된 주석으로 인해 현재 지옥에 있다며 칼빈에 관한 적대감을 상당히 드러냈다.

대개의 이단들이 그렇듯, 신천지도 통일교처럼 예수의 지상에서의 사역을 불완전한 것으로 본다. 그것을 완성할 자가 저들의 교주인 것이다.

신천지는 성경을 코드식으로 접근하여 해석하므로, 비밀의 말씀인 성경의 진리가 예수를 구주로 영접한 신자들 누구에게나 공히 열려져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특히 저들이 지목한 일련의 성경 단어들의 숨은 의미를 이해하는 자에게만 계시의 말씀이 열려져 있다고 주장하는데, 그 숨은 의미의 실체는 다름 아닌 유일한 '이긴 자'인 저들의 교주를 가리킨다.

필자가 마지막 남긴 말은 이러했다.
"성경은 하나님의 지혜와 사랑의 말씀이므로 배움에 관계없이 누구나 겸손한 마음으로 읽어 내려가면 구원의 진리를 깨달을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들에게 차별 없이 선물로 주신 거예요.

성경은 유기적으로 상호 연결된 말씀이므로, 말씀 안에 답이 있으니 단어 하나 하나에 매달리지 마시고 전체적으로 뜻을 파악하시고 성령의 감동을 느껴보세요."

평생 힘들고 외롭게, 그러나 꿋꿋하게 살아온 A는 걸어오면서 독백하듯 중얼거렸다.

"전 오로지 천국에 가고 싶은 소망밖엔 없어요. 천국에 가는 것이 제 믿음 생활의 전부예요."

필자가 그런 경험을 했던 신천지가 요즈음 이런저런 석연치 않은 소문이 들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국내에서 연관이 되어, 목하 커다란 쟁점이 되고 있는 현실이 꽤나 심상치 않은 우연이라 생각된다.

기독교 탄압이 노골화된 중국, 하나님의 산의 지경을 난폭하게 허물어대는 광활하고 야만적인 그런 흑암의 땅 한 도시에 숨어서, 창조자의 생명에의 창조의 영역을 범하는 자들의 모의가 빚어낸지도 모르는 악의 결과와의 시너지 효과랄까....

필자가 우연히 만난 신천지에 속한 신자들은 기성 교회에서 아픔과 실망을 겪었거나 성경을 읽어도 그 의미를 제대로 깨닫지 못한 자들로서, 기본적으로 나름 성실하고 천국을 소망하는 선량한 자들이었다. 그러므로 기성 교회는 나름 책임을 통감하고, 저들을 위해 더욱 눈물로 기도하고 가슴 아파해야 한다고 느낀다.

이슬람 교도들에게도, 무신론자들에게도 주권적인 섭리에 따라 역사하시는 성령 하나님께서는 천국을 사모하는 갈급한 심령으로 기도하는 신천지에 미혹된 불쌍한 심령들에게도 분명 역사하실 수 있다.

그러므로 기성 교회는 신천지에서 벗어나도 목자 없는 양 같이 방황하는 저들을 편견 어린 시선이 아닌 연약한 자의 짐을 지는 따뜻한 마음으로 선도하고 맞이하고 품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문득 하나님의 거룩한 산이 화염검으로 지켜져 있는 에덴의 생명나무의 길과 만난다는 생각이 든다. 친히 우리에게 말씀의 불칼이 되시고 새롭고 산 길인 생명의 길이 되시는 예수님!

우리가 말씀과 더불어 성령의 감동 안에서 주님의 인격을 체험하고 교제하며 천국의 생명을 덧입는 기쁨을 누리는 풍성한 은혜를, 할 수만 있으면 영적 볼모로 잡힌 저들에게도 전하고 함께 나누고자 노력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박현숙 목사
 박현숙 목사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았으나 이제 봄이 멀지 않은 이 때에, 하나님의 나팔 소리가 길게 들리는 날 우리와 손 잡고 함께 거룩한 산에 이르는 이들을, 밤하늘의 별을 헤는 마음으로 헤아리며 타는 목마름으로 가슴에 품어본다.

박현숙 목사
인터넷 선교 사역자
리빙지저스, 박현숙TV
https://www.youtube.com/channel/UC9awEs_qm4YouqDs9a_zCUg
서울대 수료 후 뉴욕 나약신학교와 미주 장신대원을 졸업했다. 미주에서 크리스천 한인 칼럼니스트로 활동해 왔다.
시집으로 <너의 밤은 나에게 낯설지 않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