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 감축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구성된 의회 특별위원회(슈퍼위원회)의 합의 도출이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국과 세계 정치·경제에 미칠 파문이 주목된다. 결국 합의하지 못할 경우 미국 신용등급 추가 강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에서부터 '2013년 1월 시행'이라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 추가 협의가 가능한 만큼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비교적 낙관적인 관측까지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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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20일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이 상대방에 감축 협상 실패에 대한 책임을 떠넘길 준비를 하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슈퍼위원회는 정치권이 정부부채 상한선 증액에 합의하면서 향후 10년간 1조2천억달러의 재정적자 추가 감축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8월 출범시킨 초당적인 의회기구로, 끝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2013년 1월부터 국방비와 비국방비 부문에서 절반씩 이 액수를 자동 삭감해야 한다. 일부 언론은 유럽 재정 위기가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재정적자 감축안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지난 8월 국가 신용등급 강등 사태에 버금가는 상황이 재연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렇게 되면 세계 금융 시장은 다시 한 번 큰 충격에 빠지게 된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지난 8월 초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춰 세계 경제에 '쓰나미'를 일으켰었다. BoA메릴린치는 최근 슈퍼위원회 합의가 불발하면 연말께 무디스나 피치 등 국제 신용평가업체들이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다시 하향조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욱이 미국이 재정 위기에 빠진 남유럽과 비교해 재정 상태가 썩 좋은 편이 아닌데다 미국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거나 의회의 정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단순히 적자 감축 실패 이외의 더 큰 부수적인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시한 내 합의를 압박해온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의회 간 긴장 관계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슈퍼위원회 출범 및 논의 과정에서부터 합의 공산이 크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 실패가 일찌감치 예고됐다는 점에서 미국이나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실제 감축안 시행 시기가 2013년 1월이어서 추가 협상 여지가 많은데다 '자동 삭감'이라는 마지노선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언론들은 슈퍼위원회 공동위원장인 공화당의 젭 헨서링 의원이 "조세제도를 세밀히 검토하기 위해 재정적자 감축 합의를 내년까지 연기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대타협'이 아닌 '어정쩡한 결과물'을 내놓거나 합의를 포기하고 골치 아픈 문제를 내년 선거 이후로 미루는 쪽으로 흐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