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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美 신용등급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

기독일보

입력 Nov 28, 2011 06:25 PM P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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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적자 우려 확산 가능성이 주원인

(뉴욕=연합뉴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28일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한 것은 지난주 미국 재정적자 감축안 합의 노력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시장에서는 어느정도 예상했던 일이다. 하지만 미국의 재정적자와 이를 관리하기 위한 여야 정치권의 역량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냉정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다시 확인시켜줬다는 점에서 미국발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감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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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는 지난 23일 미국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의회 특별위원회(슈퍼위원회)의 합의가 실패로 끝나면서 미국 신용등급 전망을 낮출 것으로 예상돼 왔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이미 지난 8월에 미국의 신용등급 자체를 한 단계 강등시킨 바 있고 무디스도 미국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춘 바 있는 터여서 지금까지는 피치가 미국의 신용에 대해 가장 긍정적인 평가를 주고 있었다.


◇슈퍼위 합의 실패가 원인


피치가 이번에 미국 신용등급 전망을 낮춘 것은 미국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슈퍼위원회 활동이 무위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슈퍼위원회는 미국 정치권이 지난 8월 정부부채 상한 증액에 합의하면서 출범시킨 초당적 의회기구로 향후 10년간 1조2천억달러의 재정적자 추가 감축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여야가 각 6명씩 대표를 뽑아 협의했으나 절충점을 찾지 못하고 지난 23일 합의실패를 공식 선언했다.


피치는 지난 8월에 낸 평가보고서에서 슈퍼위원회가 합의에 실패하면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주 슈퍼위원회 합의가 실패로 돌아간 뒤에는 당시 진행중인 미국 국가 신용등급 평가작업이 마무리되는 이달 말 시점에 이를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피치는 결국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하고 미국의 성장률 둔화 예상과 부채 증가를 그 배경으로 제시했다. 또 "미국 경제와 신용의 펀더멘털이 아직 강하지만 경제의 잠재적 생산을 둘러싸고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불확실성이 바로 미국 재정적자 감축계획에 정치권이 합의를 하지 못했으며 앞으로도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피치는 그러나 신용등급 전망이 낮아졌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미국 신용등급이 무조건 낮아질 것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여건이 개선되면 등급전망은 다시 '안정적'으로 복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피치는 "내년 하반기나 2013년에라도 믿을만한 중기적 재정적자 감축계획이 합의된다면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 압력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에 "만약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경제와 재정 전망은 더 악화되고 이는 국가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美 재정전망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


슈퍼위원회 합의 실패 이후 미국에 대한 공식 평가보고서를 처음 내놓은 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기존대로 최고등급인 'AAA'를 유지하면서 등급 강등이 몰고올 극심한 시장 불안은 일단 피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언론들도 등급 전망이 낮아진 것보다는 최고등급 자체를 유지했다는 것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조정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미국발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은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들의 관심은 단연 재정위기에 시달리는 유럽 국가들이었다. 무디스는 27일 유로존에서 재정과 은행부문의 위기가 가파르게 고조되고 있어 모든 유럽 국가의 신용도가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24일에는 헝가리의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등급(투기등급)으로 강등했다.


피치는 지난 23일 유럽의 강대국 중 하나인 프랑스에 대해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재정위기가 악화될 경우 국가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고 S&P는 일본의 재무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며 등급 강등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피치의 전망 강등 조치로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도 간과하지 못할 사안이라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 슈퍼위원회 합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미국 재정은 1조2천억달러 규모의 지출이 국방비 분야에서 절반, 나머지 분야에서 절반씩 자동 삭감되는 만큼 미국이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에 처할 정도의 상황은 피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미 정치권이 재정문제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루기가 어지간히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 셈이어서 신뢰도는 많이 떨어졌다. 특히 민주ㆍ공화 양당은 합의를 위한 양보는 고사하고 일체의 책임을 상대방에 떠넘기는 모습을 보여 앞으로도 합의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경기를 살리기 위한 미국 정부의 노력도 여야간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 큰 효과를 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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