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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들이여, 'in between'과 'in both',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기독일보 박현희 atldaily@gmail.com

입력 Apr 26, 2013 11:57 A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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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타 교회를 가다-76] 이민자의 삶에 천국 시민이라는 정체성 심어주고, 건강하고 균형잡힌 신앙생활 나누는 슈가힐한인교회 남성원 목사


슈가힐한인교회 남성원 담임목사
(Photo : 기독일보) 슈가힐한인교회 남성원 담임목사

"오랫동안 고민하던 끝에 어렵게 결심한 목회의 길이었어요. 신학공부를 마치고 개척교회로 파송됐을 때 제가 동경하던 목회와 현실은 정말 달랐죠. 이전에는 누군가의 수고로 맺어진 열매만 즐겼다면, 3년 넘게 개척의 현장에서 부딪히면서 흙도 갈아 엎고 씨도 심고 풀도 뽑고 때론 진흙탕에서 구르는 것 같이 힘들었지만...'개척할 수 있어 참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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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힐한인교회 남성원 목사는 개척교회 3년의 시간을 이렇게 표현했다. 백조가 유유히 호수 위를 거닐려면 호수 아래서는 부지런히 발을 차야 하듯, 그는 개척목회를 통해 이민자의 삶을 '제대로' 체험하고 있었다.

모든 목사는 하나님께서 부르신 것,
그 중 목회자로 부르심은 '이중소명'

남성원 목사는 위로 누나가 다섯이다. 지금이야 '딸바보'가 대세지만 당시만 해도 집안에 아들 하나는 반드시 있어야 하는 시절, 부모님은 오랜 기도와 서원 끝에 그를 품에 안았다고 한다. 그만큼 집안의 기대가 컸고, 목회자의 길만큼은 자신의 소명이 아니라는 생각에 애써 회피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어릴 때부터 목회자의 길은 제가 가야 할 길로 정해진 듯했어요. 철모르던 시절 제 자신도 서원했지만, 커가면서 '과연 내가 목회자로 부름을 받은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 많은 고민을 했죠. 그래서 대학도 일반대학을 진학했고, 대학원까지 마친 후 연구원으로 취칙 했어요. 그 와중에 아버지께서 편찮으셔서 큰 수술을 받게 되셨는데 하나님 앞에 '공수표'를 날렸죠. '아버지를 고쳐 주시면 제가 목회자의 길을 가겠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다급했던 그의 기도를 들으시고 약속을 지키셨지만 남성원 목사는 여전히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부르심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후 부친께서 다시 한번 큰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천국으로 가셨고 그 와중에 목회자의 길을 결단하게 된다.

"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하세요. '모든 목사들은 하나님께서 부르신다. 그 중에서도 교회를 담임하는 목회자들은 한번 더 부르심을 받은 사람이다'. 사실 전 목회자가 된다고 해도 신학교 교수를 생각하고 있었어요. 공부를 마치면 돌아갈 생각으로 유학길에 올라 드류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 에모리신학대학원에서 신학석사를 마치고, 한인교회에서 사역할 때 김정호 목사님이 그러셨어요. '남 목사, 우리교회만 있으면 포근한 날개 아래 있어 좋겠지만 목회를 경험하고 이민자의 삶에 들어가려면 개척을 해봐야 돼. 개척교회 하며 사람들과 사는 법을 배워'라고 권면해 주셨죠."

삶이 없는 가르침은 공허한 외침일 뿐이다. 2010년 소수의 성도들이 예배를 드리던 커밍한인교회로 파송받았다, 교단 차원의 조정으로 지난해 슈가힐 지역으로 함께 옮겨와 슈가힐한인교회를 다시 개척하게 됐다.

미국교회 성도들 한인들에게 도전 받아 1부 예배 드려

"현재 한인성도들이 단독으로 사용하는 아름다운 예배당은 처음 미국교회가 시작할 때 지은 건물이었어요. 신관을 건축하면서 창고처럼 쓰이던 곳을 저희가 들어와 깨끗하게 치우고 정성들여 예배 드리는 것을 보더니 미국교회 성도들이 도전 받아 자기들도 여기서 오전 예배를 드릴 수 있냐고 하더라고요. 아이들은 미국교회에서 제공하는 주일학교에 참석해 다른 아이들과 함께 하고요, 두 개의 체육관 중 한 개를 아예 저희에게 맡겨서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국교회를 빌려 사용하지만 독립적인 한 개의 교회로 서로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좋은 것을 나누면서 귀한 교제 경험하고 있습니다."

현재 교회가 들어가 있는 같은 교단의 슈가힐감리교회는 오랜 전통과 탄탄한 기반을 바탕으로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 시스템과 예배가 잘 갖춰진 곳이다. 예배당을 찾고자 문을 두드렸을 때 안 그래도 한인들을 위한 사역을 찾고 있었다며 흔쾌히 문을 열어줬다. 슈가힐지역에 이런 교회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숨겨진 보물' 같은 슈가힐교회는 스와니 지역과 뷰포드 지역에서 10-20분이면 닿을 수 있는 피치트리 인더스트리얼 블러버드와 뷰포드 하이웨이가 만나는 곳에 위치해 있다.

슈가힐한인교회 남성원 담임목사
(Photo : 기독일보) 슈가힐한인교회 남성원 담임목사

'in between'과 'in both',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이민자들은 'in between'이라는 표현처럼 이쪽도 저쪽도 아닌 중간에 낀 사람들일 수 있다고 설명한 남성원 목사는 그러나 예수님 역시 하늘과 이 땅 사이에, 유대인과 이방인들 사이에 서 있던 'in between' 아니셨냐고 반문했다. 예수님께서 하늘과 땅을 잇고, 유대인과 이방인들의 넘을 수 없던 장벽을 무너뜨리셨듯이 이민자들 역시 어느 한 쪽에서 속하지 못하는 어정쩡한 낀 사람들이 아니라 그 둘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in both'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 땅에서는 한국인이자 미국인으로 'in both'의 삶을 살지만 신앙인으로서는 한국도 미국도 아닌 천국의 시민권을 가진 자들로 'in beyond'의 삶, '저 너머의 삶'을 살아야 하지 않나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목회를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말씀입니다. 텍스트인 성경의 답만 제시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서 있는 컨텍스트, 바로 이 환경 가운데 이 말씀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삶으로 해석해 낼 것인가를 묻습니다. 성육신 하신 그리스도와 같이 이민교회 역시 이민자들의 삶에 명확한 정체성을 제시해야 합니다."

남성원 목사는 아브라함부터 이삭, 야곱, 요셉으로 이어지는 구약의 인물들 역시 이민자들로 이곳 저곳을 떠돌았지만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정체성 만큼은 흔들리지 않았기에 사방을 헤치고 다녀도 하나님의 백성들로 기록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말뿐 아니라 그부터 불편하지만 미국교회와 자꾸 접촉점을 만들려고 하고, 병원 원목으로도 봉사하고 있다. 불편한 것은 불편할 뿐이지 틀린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 사막에 홀로 설 때라는 말씀...개척하면서 깨닫습니다

뒤 늦게 신학을 마치고 개척을 시작한 만큼 조급한 마음은 없냐는 질문에 남성원 목사는 웃으며 '당연히 조급한 마음이 있습니다'라고 솔직히 답했다. 개척하는 목사들에게 가장 큰 싸움은 "시간 앞에 나와의 싸움이다"라고 덧붙였다.

"개척은 생각도 안 했기 때문에 막상 개척을 시작하면서 그제서야 공부를 하기 시작했어요. 리처드 포스터라는 목사님은 한 저서에서 개척을 앞둔 후배 목회자에게 이렇게 조언을 했어요. '이제 자네가 사막에 홀로 설 차례네'. 그 말이 딱 맞는 게 오랜 준비 끝에 개척을 하면 우르르 몰려 올 것이라고 생각을 해요(웃음). 그런데 현실은 만만치 않죠. 그렇게 3-4년이 지나면 영적 파산상태에 직면하게 되며, 여기서 선택을 해야 하는 거죠. 제가 붙드는 것은 환경이나 교회 크기, 교인들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부르심은 변하지 않으시며, 내 자신이 하나님 앞에 온전히 서고자 하는 건강한 목사인가 라는 질문입니다."

만 3년의 시간 동안 하면 할 수록 이 길이 내 길이구나 깨닫게 된다는 남성원 목사는 힘들어도 젊은 목사들이 건강한 교회를 꿈꾸며 계속 개척을 해야 한다는 생각도 밝혔다. 지구 인구가 포화상태라도 새로운 생명이 계속 태어나야 하듯, 교회도 포화상태라고 하지만 새로운 교회를 통해 새로운 생명들이 계속 태어나야 한다는 설명이다.

"요즘 부쩍 젊은 목사님들이 개척을 하신다고 많이들 찾아 오세요. 이야기를 들어보면 경기가 좋아져서, 다른 조건이 맞아서 시작하시는 것이 아니라 '이제 때가 돼서' 시작한다고 하시죠. 하나님께서 한 분 한 분을 준비시키시고 가장 좋은 때에 교회를 시작하게 하세요. 건강한 신학과 신앙을 가진 목회자들이 건강한 교회를 시작하고 함께 힘 합쳐 새로운 부흥의 물결을 일으킬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슈가힐한인교회 예배당
(Photo : 기독일보) 슈가힐한인교회 예배당

사귐과 섬김, 나눔이 있는 교회

'공의를 행하며, 그리스도를 사랑하며, 겸손히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교회(미가서 6장 8절)'를 표어 삼고 있는 슈가힐한인교회는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사귐과 섬김, 나눔이 있는 교회가 되길 소망한다.

건강한 감리교회가 되고 이민교회로서 올바른 정체성을 만들고 싶다는 비전을 제시한 남성원 목사는 신앙에 있어 지적으로 배우는 부분과 경험과 실천을 통해 체득하는 부분들이 균형잡혀 건강한 신앙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성도들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고백을 하고 결혼을 하면 그건 시작에 불과해요.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영접하고 고백한 것은 이제 시작입니다. 그 때부터 우리는 말씀과 씨름하며 나 자신을, 그리고 가정과 교회, 나아가서 사회를 세워 나가는 성도들이 되야 하는 겁니다. 함께 그 길을 걸어나갈 분들을 초대합니다."

슈가힐한인교회는 4600 Nelson Brogdon Blvd(뷰포드하이웨이와 같은 선상), Sugar Hill, GA 30518에 위치해 있으며 주일 오전 10시 30분에 예배를 드린다. 또한 수요일 오후 8시, 토요일 오전 6시에 수요예배와 새벽기도회를 각각 갖고 있다. 더 자세한 문의는 전화 678-780-0854. 홈페이지 www.kshumc.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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