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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의 새 영화, ‘근친상간·성기절단’ 논란

기독일보 이대웅

입력 Jun 11, 2013 05:54 A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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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상영가 등급 받자 영등위에 재분류 요청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은 김기덕 감독의 신작 <뫼비우스> 포스터.
(Photo : 기독일보)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은 김기덕 감독의 신작 <뫼비우스> 포스터.

해외 유수 영화제 수상 기록을 갖고 있는 김기덕 감독의 신작 <뫼비우스(Moebius)>가 ‘근친상간’ 장면으로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자, 등급 재분류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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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비우스>는 아버지의 외도로 파괴된 가정에서 자란 남성이 속세를 떠나는 과정을 담았으며, 모자간 성관계와 성기 절단 장면 등이 포함됐다.

김 감독은 이에 등급 재심사를 요청하면서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 박선이 위원장 앞으로 의견서를 제출했다. 그는 의견서에서 문제가 된 장면에 대해 “극중 근친 성관계는 연출자로서 불가피한 표현”이라며 “제 간절한 의견에도 제한상영가 결정이 바뀔 수 없다면, 배우와 스태프의 지분을 제가 지급하고 국내 상영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제한상영가 등급은 영화진흥법상 ‘제한상영관’에서만 상영될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아직 대구에만 두 곳이 있어 사실상 상영금지나 다름없는 등급이다. ‘성과 폭력의 과도한 묘사로 미풍양속을 해치거나 사회 질서를 문란케 할 우려가 있는 영화로서 영화 상영 및 광고에 있어 일정한 제한이 필요한 영화’에 제한상영가 등급을 매긴다.

영등위는 <뫼비우스>에 대해 “영상의 내용 및 표현 기법에 있어 주제와 폭력성, 공포, 모방위험 부분에 있어 청소년에게는 유해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직계간 성관계를 묘사하는 등 비윤리적·반사회적인 표현이 있어 제한상영관에서만 상영이 가능한 영화”라는 입장을 밝혔다.

◈“성(性)과 욕망 때문에 사건과 고통 있는 시대 향한 질문”

김기덕 감독은 제한상영가 판정을 피하기 위해 의견서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

김 감독은 “윤리와 도덕이 중요한 한국 사회에서 <뫼비우스>를 꼭 만들어야 하는지 깊이 고민했지만, 최종 포기상황에서 시나리오를 본 한 유명 여배우와 존경하는 감독님 한 분이 지지와 용기를 주셔서 다시 만들기로 결심하고 촬영했다”며 “문제가 되는 장면을 찍을 때 너무 힘들고 괴로웠지만, 성(性)과 욕망 때문에 무수한 사건과 고통이 있는 시대를 향해 그 정체를 질문하고 싶었다”고 항변했다.

그는 “성은 무엇이고 성기는 무엇이기에 이 시대 우리들은 이렇게 욕망과 고통에서 허우적거릴까? 이것은 제 자신만의 문제는 아니라 생각한다”며 “영화의 줄거리는 관계에서 믿음을 잃은 부부의 질투와 증오가 아들에게 전이되고 결국 모두 죄책감과 슬픔에 빠져 쾌락과 욕망을 포기하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감독은 “영화의 줄거리를 자세히 보면 엄마와 아들의 성관계가 아니라 결국 엄마와 아버지의 성관계라는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하고 연출했지만, 영등위원 분들 생각에는 물리적으로 아들의 몸을 빌리니 그렇게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영화 전체 드라마를 보면 그 의미가 확실히 다르고, 그것이 이 영화의 주제를 관통하는 중요한 장치이고 연출자로서는 불가피한 표현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제가 지금 무엇이 부족해 단순히 말초신경만 자극하는 엄마와 아들의 금기인 섹스를 보여주기 위해 영화를 만들겠느냐”며 “그동안 18편의 영화 중 한 편도 그런 마음으로 만들지 않았다”고도 했다.

그는 “심의 권리를 부여받은 영등위와 저의 생각이 다를 수 있으니, 이러한 생각 차이도 일반 성인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판단할 기회를 줘야 한다”며 “진정한 문화 선진국은 쉬쉬 하는 인간의 문제를 고름이 가득 차기 전에 자유로운 표현과 논쟁을 통해 시원하게 고름을 짜내고 새로운 의식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신학대 출신’ 김기덕 감독의 작품세계는

김기덕 감독은 지난해 조민수·이정진 주연의 영화 <피에타>로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칸과 베니스, 베를린 등 세계 3대 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가 ‘대상’에 해당하는 결과를 낸 것은 <피에타>가 처음이다. 이외에도 김 감독은 <사마리아>와 <빈집>으로 베를린영화제(은곰상)와 베니스영화제(은사자상)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신이여, 자비를 베푸소서’ 라는 뜻의 영화 <피에타>는 같은 이름의 동상으로 유명하며, 끔찍한 방법으로 채무자들의 돈을 뜯어내며 살아가는 남자 ‘강도(이정진)’에게 ‘엄마’라는 여자(조민수)가 불쑥 찾아오면서 그녀에게 무섭게 빠져들기 시작한 후 드러난 둘 사이의 잔인한 비밀에 대한 이야기다. 김 감독의 18번째 영화 <피에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때문에 인간성이 상실되어 가는 상황과 가족의 의미 등을 그려내고 있다는 평가다.

김 감독의 영화는 이처럼 깊이와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극단적이고 파격적인 잔혹성과 엽기적 장면들로 한국 사회에서는 늘 논란의 중심에 섰다. 황금사자상 수상작인 <피에타> 역시 여러 차례의 잔혹한 신체 훼손 장면들로 화면을 채웠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는 자본주의와 현대사회의 병폐들을 독창적인 방식으로 표현해내는 거장으로 일찌감치 인정받았으나, 국내 영화계에서는 ‘비주류’, ‘이단아’로 황금사자상 수상 전까지 외면받아 왔다.

김 감독은 한때 신학교에 다녔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기덕 감독은 스무 살에 해병대에 입대해 5년간 부사관으로 복무한 뒤, 총회신학교 신학원에 입학했다. 그러나 그는 그 무렵 시작한 그림에 더 흥미를 느끼고 프랑스로 건너갔다고 한다.

이와 관련, 그는 한 인터뷰에서 “<피에타>는 <사마리아>, <아멘>과 함께 어린 시절 성직자가 되고자 했던 열망을 표현한 세 편의 영화 중 하나”라며 “성직자가 되려고 했지만 관련 공부를 마치지 못했고, 대신 지금은 영화감독으로 이를 실현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에타>를 비롯해 위 세 편의 영화는 ‘제목’부터 기독교와 연관돼 있다.

<아멘>은 주인공의 임신을 성경의 ‘수태고지’와 연결시켜 신을 좇는 과정에서 시련을 감내하는 인물을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고, 원조교제가 등장하는 <사마리아>는 ‘너희 중에 죄 없는 자, 이 소녀에게 돌을 던지라’는 성경 구절을 빗댄 문구로 유명해졌다. 하지만 이들 영화는 반(反)여성적이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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