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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인권 칼럼] 집착과 포기

기독일보

입력 Feb 18, 2014 06:40 AM P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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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망교회 안인권 목사

안인권 목사.
(Photo : 기독일보) 안인권 목사.

크리스천들은 비록 세상에 살지라도 세상에 속한 사람들이 아니다. 하늘에 속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세상에 대하여 미련을 끊지 못하는 마음이 우리에게 있다. 버려야 할 것들을 버리지 못하고 잊어야 할 것들을 잊지 못한다. 이런 마음을 일컬어 '집착'이라 한다. 집착은 우리로 하여금 집착하는 대상에 사로잡히게 하고 포로가 되게 한다. 자신의 생각이나 고정관념에 사로잡히게 하는 것 역시 집착의 마음이다. 인생에는 집착해야 할 것이 있고, 집착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또한 포기해야 할 것이 있고,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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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서에 돈 많은 한 부자 청년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예수를 만나 예수를 따르고 싶은 마음이 있었으나 자신의 가진 것들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예수님을 따르는 길을 가지 못하고 말았다. 물질에 대한 집착에 매여 있던 가룟 유다는 이로 인하여 끝내는 예수님을 배반하고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다. 집착에 빠질수록 우리는 자유를 상실한 부자유스런 사람이 되고, 하나님께 쓰임 받지 못하는 사람이 된다.

집착하는 마음처럼 바람직스럽지 못한 마음이 '포기'이다. 포기하는 마음은 문제에 정면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먼저 물러서게 한다. 버려야 할 것을 버리지 못하는 마음이 집착이라면,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을 버리는 마음이 포기이다. 집착의 마음이 욕심에 의하여 휘둘리는 마음이라면 포기의 마음은 두려움에서 비롯된다. 집착은 욕심에 의하여 지배되는 마음이고 포기는 두려움에 의하여 지배되는 마음이다. 내 마음이 무엇에 의해 지배되느냐가 중요하다. 내가 무엇을 지배하느냐에 앞서 무엇이 나를 지배하느냐를 알아야 한다.

구약성경 민수기 14장에는 가나안 땅에 정탐꾼으로 참가하였으나 두려움 때문에 포기하는 마음으로 인하여 삶 전체가 망가졌던 열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들은 하나님이 허락하신 가나안 땅에 도전해보지도 못하고 아예 포기해 버렸다. 결국 그들은 가나안 땅을 밟아보지 못한 채로 광야에서 삶을 마쳤다.

때는 애굽 땅에서 해방된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란광야에 이르렀을 때이다. 바란광야는 가나인 땅이 불과 하루 걸음걸이로 다가온 곳이다. 한국 지리로 표현하자면 부산에서 출발하여 한양으로 들어오는 길이 과천쯤에 도착한 셈이다. 과천에서 하루를 묵고 말죽거리를 지나 한강을 건너면 한양성으로 들어오게 되는 자리가 바란광야이다.

그곳에서 모세는 열 두 지파에서 한 지파에 한 명씩 가장 날쌘 사람을 뽑아 열두명으로 이루어진 정탐대를 가나안 땅으로 잠입시켰다. 그들은 가나안 땅에서 40일간에 정탐을 마치고 돌아와 회중 앞에서 보고하게 되었다. 이 보고대회에서 문제가 일어났다. 그들 중 갈렙과 여호수아 두 명은 확신을 품고 말했다. "우리가 곧 올라가서 그 땅을 취하자. 능히 이기리라"(민수기 13장 30절)

그러나 함께 40일을 보낸 다른 열 명은 정반대되는 보고를 하였다.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자는 보고였다. 부딪혀 보지도 않고, 싸워보지도 않은 채로 포기하는 마음이었다.

"그와 함께 올라갔던 사람들은 이르되 우리는 능히 올라가서 그 백성을 치지 못하리라. 그들은 우리보다 강하니라 하고 이스라엘 자손 앞에서 그 땅을 악평하여 이르되 우리가 두루 다니며 정탐한 땅은 그 거주민을 삼키는 땅이다... 거기서 거인들을 보았나니 우리는 스스로 보기에도 메뚜기 같으니 그들이 보기에도 그와 같았을 것이니라"(민수기 13장 31 ~33절)

갈렙과 여호수아 둘은 "진격하자 승리할 것이다"고 보고하였으나 다른 열명은 완전히 부정적인 시각으로 "우리가 그 땅으로 들어가면 전멸 당할 것이라" 하였다. 그들은 대장부들이요 자신들은 메뚜기 떼와 같다 하였다. 그들은 '메뚜기 콤플렉스'에 붙잡혔다.

'메뚜기 콤플렉스'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평가하기 전에 먼저 자기 자신이 스스로 자기를 열등하다고 단정하고 그렇게 믿어버리는 사고방식을 일컫는다. 그들 열 명의 정탐꾼들이 그런 사람이었다. 가나안 땅에 살고 있는 원주민들은 잘나고 대장부들처럼 보이고 자신들은 오랜 광야생활에 시달리고 지친 처지의 오합지졸로 마치 메뚜기 떼처럼 보잘 것 없는 모습으로 본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상반된 보고를 들은 이스라엘 회중이 어떻게 반응하였느냐가 문제였다. 예나 지금에나 대중들에게는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의견보다는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의견이 더 잘 먹히게 마련이다. "온 회중이 소리를 높여 부르짖으며 백성이 밤새도록 통곡하였더라. 이스라엘 자손이 다 모세와 아론을 원망하며 온 회중이 그들에게 이르되 우리가 애굽 땅에서 죽었거나 이 광야에서 죽었으면 좋았을 것을... 애굽으로 돌아가는 것이 낫지 아니하랴"(민수기 14장 1~3절)

사태는 가장 나쁜 방향으로 흘러 회중이 밤새도록 통곡하며 차라리 애굽 종살이로 돌아가자고 하는 처지에까지 이르렀다. 이에 모세는 낙심하여 회중 앞에 쓰러지는 지경이 되었다. 이때 갈렙과 여호수아가 나서며 말하였다.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에게 말하여 이르되 우리가 두루 다니며 정탐한 땅은 심히 아름다운 땅이라"(민수기 14장 7절)

내마음이 무엇에 집착하고 있는가? 긍정적인 것에 집착하고 있는가? 부정적인 것에 집착하고 있는가? 세상것에 집착하고 있는가? 하늘의 것에 집착하고 있는가? 부정적인 것에 집착하면 긍정적인 것을 포기하게 되고, 세상적인 것에 집착하면 하늘의 것을 포기하게 된다. 물질에 집착하면 하나님을 포기하게 되고, 세상에 집착하면 천국을 포기하게 된다. 양쪽을 다 가질 수는 없다. 양쪽을 다 가지려는 사람은 양쪽을 다 잃게 된다. 한 쪽은 포기해야 한다. 결론적인 결정이 있다. 나를 포기하느냐 예수를 포기하느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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