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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피랍자들의 수기 읽으며 연출에 도움 얻어”

기독일보 한국 크리스천투데이=신태진 기자 seattle@chdaily.com

입력 Apr 03, 2014 11:40 A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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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이장호 감독과 배우들, 시사회 열고 제작 배경과 소감 밝혀

(왼쪽부터 순서대로) 오광록, 이장호, 서은채, 남동하. ⓒ신태진 기자

(왼쪽부터 순서대로) 오광록, 이장호, 서은채, 남동하. ⓒ신태진 기자

1980년대 '별들의 고향', '바보선언' 등을 연출하며 한국 영화계를 대표했던 이장호 감독이, 19년 만에 선교사 피랍과 기독교 신앙을 소재로 한 신작 '시선'을 발표했다. 이장호 감독과 오광록, 서은채, 남동하 등 배우들은 3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촬영 소감을 전했다. '시선'은 이달 1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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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은 해외 단기선교 중 피랍된 9인의 생존과 갈등을 담아낸 영화다. 세속적인 선교사 조요한(오광록)의 안내로 선교를 떠난 8명의 한국인들은, 이스마르 리엠립 지역(가상의 나라)에서 이슬람 무장 세력에 의해 피랍된다. 이장호 감독은 그 안에서 드러나는 신자들의 거짓, 불신, 위선의 감정들을 영화에 담아냈다. 연기파 배우 오광록의 연기로 현장감은 더욱 살아났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문답. 

-19년 만에 신작 '시선'을 촬영했는데, 제작 동기는 무엇인가.

이장호: 그 동안 영화를 만들 수 없었던 숙명적 내리막길이 있었다. 그 기간 동안 지난 시절 만들었던 영화를 부정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됐고, 새로운 시각으로 영화를 만들어야 된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이전에 만들었던 영화들은 이기적인 돈벌이와 인기와 명예를 얻기 위한 것이었고, 관객이 인질이 되는 것이어서 부정하게 됐다. 관객의 시각을 즐겁게 하거나 시간을 죽이는 영화가 아니라, 실제로 관객의 영혼에 이익이 되는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이 바뀌었다. '삶과 세상을 보는 시선'이 변화된 것이다. 7년간 내리막길에서 받은 '미션(사명)'의 숙제를 푼 첫 작품이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생각으로 영화를 만들 것 같다.

-현지 촬영에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오광록: 적도 근처여서 온도가 40도나 됐고, 나무 그늘도 없어서 햇볕에 그대로 노출됐고 습기도 많았다. 평균 짧게는 두 시간에서 세 시간 반 정도 수면을 취했던 것 같다. 영화 속 언어를 숙지하고 느낌을 넣어서 말하는 과정은 그래도 배우여서 적응이 빨랐다. 바다에 빠지는 신이 있었는데 파도에 휩쓸려갔다. 구하러 온 잠수부까지도. 기적처럼 빠져나왔으나, 저체온증에 걸려 당일 촬영은 못했다. 다음날 파도가 두 배 정도 강해졌는데, 오히려 좋은 장면들이 나왔다.

서은채: 음식은 한식 위주였기 때문에 다행이었다. 그런데 상상 이상의 더위로 고생했다. 천둥번개 신도 있는데, 실제로 폭우를 동반한 정말 큰 천둥번개가 쳤다. 나중에는 자연에 공포를 느꼈다. 작년 한 해는 그 누구보다 뜨겁게 보냈던 것 같다. 따뜻한 영화이니, 따뜻한 시선 부탁드린다.

-스태프와 배우 중에는 비기독교인도 있는데, 이 영화의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여야겠는가.

이장호: 그래도 스태프와 배우 중에 비기독교인이 있어서 영화의 보편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영화를 총괄하시는 하나님의 뜻이 아닌가 생각했다. 우리가 돈벌이와 삶의 조건을 풍족하게 하는 일에만 시선을 고정시키고 살아왔는데, 사실은 그런 것들은 잠깐 사이에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이 영원한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마치 우리가 추석 때 고향을 생각하는 것처럼, 잊고 살아왔던 것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

-거장 감독과 촬영하면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

남동하: 촬영할 때 콘티가 없었다. 배우들도 그렇고 감독님이 무엇을 생각하시는지 아무도 몰랐다. 하지만 감독님은 현장에서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신뢰를 주면서 촬영을 이끌고 가시는 힘이 있었다. 감독님 안에서 다 해결되는 것이 날마다 놀라웠다. 이장호 감독님의 가장 멋진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샘물교회 피랍사건을 모티브로 제작한 것인가. 

이장호: 피랍상황이 심심치 않게 노출되고 있지만, 사실 이 영화의 모티브는 아니었다. 어느 날 '침묵(엔도 슈사쿠 작)'이라는 일본 소설을 읽다가 귀결에서 감동을 받았다. 그러나 일본 개화기 가톨릭 포교를 소재로 다룬다면 내 입장에서는 감당할 수 없는 제작비가 소요될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던 중 젊은 작가가 와서 이 소설을 현대화시키자고 제안했다. 번뜩 생각난 것이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이었다. 영화 내용에는 샘물교회 사건이 안 들어갔지만, 당시 피랍된 사람들의 수기가 연출에 상당한 도움이 됐다. 그 수기를 읽으면서 '사회가 이 사람들에 대해서 상당한 오해를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시선'의 초반부에는 기독교인들의 위선, 거짓, 불신, 미움, 폭력 등 부정적 모습들이 많이 비친다. 세상이 비판하는 기독교인의 이미지를 나타낸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피랍'이라는 위기의 상황 속에서 순교까지 각오하는 기독교인과, 교회 내 직분이 있음에도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신앙을 부인하고 세속적인 모습을 보이는 기독교인으로 나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영화는 위기의 상황 속에서 믿음을 지키는 신앙의 위대함과, 불경건한 것처럼 보이는 기독교인 안에도 사실은 순수한 마음이 있고, 이것이 위기의 상황 속에서 회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영화는 세상이 비판하는 기독교인의 모습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에 의미가 있는 것은, 그러한 부정적 모습이 그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참된 신앙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오늘날 목숨 걸고 신앙을 지키는 참된 신앙인들이 있지만, 세상은 기독교를 '싸잡아' 비판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영화에서처럼 불경건이 경건으로 바뀌는 모습들을 보여준다면, 세상은 다시 기독교에게서 희망을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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