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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영 칼럼] 사랑의 세 가지 이름, 그리고 사랑의 힘

기독일보 seattle@chdaily.com

입력 Aug 08, 2014 08:59 A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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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영 박사(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강선영우울증치료연구소 대표).
강선영 박사(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강선영우울증치료연구소 대표).

예비부부들을 위한 강의를 할 때는 사랑의 이름과 사랑의 힘에 대한 부분이 반드시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대부분 '사랑'이라고 하면 한 가지의 이름만 생각합니다. 영어로는 'love', 우리 말로도 '사랑', 한 가지 단어입니다. 그러나 그리스어는 사랑을 세 가지 혹은 네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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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의 이름으로 나눈다면, 에로스·아가페·필리아. 이 세 가지 단어는 똑같이 '사랑'으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그 속뜻을 안다면 놀라게 됩니다.

에로스 사랑(eros love)은 고대 그리스에서 사랑을 의미하는 단어 중 하나였습니다. 에로스는 연인 간의 불꽃 같은 사랑을 의미합니다. 에로스의 사랑은 끝나는 지점이 있습니다. 이때 아가페의 사랑과 필리아의 사랑으로 넘어가야 성숙한 사랑을 이루게 되는데, 에로스에서 끝나버리는 사람이 매우 많습니다.

아가페 사랑(Agape love) 또한 고대 그리스에서 사랑을 의미하는 여러 단어 중 하나였습니다. 거룩하고 조건 없는 사랑, 맹목적인 어머니의 사랑을 뜻하는 용어입니다. 신약성경에서는 예수를 통해 나타난, 인간에 대한 신의 사랑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했습니다.

끝없이 희생하고 헌신하는 아가페 사랑은 기독교 사상에서 유래된 것으로, 이성 간의 에로스 사랑을 뛰어넘는 최고의 사랑입니다. 아가페 사랑의 특징은 이기적이지 않으며, 오직 상대방에게 헌신하는 것에 초점을 맞춥니다. 무조건적으로 상대방을 존중하며 돌봐주며, 용서하고 베푸는 사랑입니다. 그래서 매우 치유적입니다.

필리아 사랑(philia love)은 친구 간의 우정 같은 사랑을 의미합니다. 요즘은 진정한 우정을 나누는 친구관계가 드물어지고 이해타산적인 감정이 예전의 순수한 우정을 방해한다고 합니다. 진정한 우정은 '친구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과도 같은 것을 말합니다. 이런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우리의 인생은 밝고 행복할 것입니다.

아픔을 가진 많은 이들을 만나면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겪는 고통과 상처들을 피부로 느끼게 됩니다. 특히 에로스의 사랑이 병리적으로 잘못 갈 때는 심각한 트라우마로 발전하면서 깊은 우울증으로 진행되기도 합니다. 사랑은 치유적이어야 하는데, 병리적으로 진행된다는 사실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최근 만나게 된 한 커플을 보면서, 참 많은 감동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겪은 배신의 상처와 실연의 아픔을 아직 극복하지 못한 슬픔이 많은 한 여자와, 첫사랑과의 가슴 아픈 이별을 겪고도 마음의 고통을 극복해낸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남자는 여자에게 일반적으로 처음 나타나는 사랑의 형태인 에로스의 사랑 대신에 아가페의 사랑으로 조금씩 여자에게 다가가기 시작했습니다. 남자를 거부하던 여자가 눈치 채지 못하게 조금씩 다가가,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따스한 햇살 같은 사랑을 조금씩 부어주었습니다.

남자에 대한 불신과 상처로 마음을 닫아걸었던 이 여자는, 보슬비처럼 조금씩 다가와 무조건적으로 붓는 그 따뜻함에 저절로 마음이 열리고 조심스럽게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여자가 두려워할 때마다 남자는 부드럽게 어깨를 토닥여주며 "괜찮아, 내가 언제까지나 너의 곁에 있을게... 시간이 아무리 걸려도 너를 기다릴게. 괜찮아...."라고 위로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여자의 두려움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기다리고 또 기다려 주었습니다.

마침내 여자는 긴 우울과 상처의 늪에서 빠져나와 남자의 사랑을 온 마음으로 받아들였고, 그 사랑으로 깊은 치유를 이루었습니다. 그들은 곧 결혼을 앞두고 있으며, 세상 어느 커플보다 행복해 보입니다. 저는 이 남자의 사랑보다 더 아름다운 사랑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깨달았습니다. 남녀 간의 사랑에서도 반드시 에로스 사랑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또한 에로스를 거쳐 성숙해진 이후 순서대로 아가페 사랑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때로는 성숙한 사람의 사랑이, 에로스보다 아가페로 먼저 다가가 상대방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고 치유하고 사랑의 완성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놀랍게 지켜보았습니다. 그 후 그들은 에로스 사랑도 경험하게 될 것이고, 더 나이를 먹으며 필리아 사랑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특별한 사랑입니다. 특별한 그분의 사랑을 인간이 따라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평범한 연인 간에도 아가페 사랑이 가능하다는 것을 기억해 주시길 바랍니다.

나의 이기심으로 상대방을 대하고 잠깐의 쾌락을 좇는 사랑이 아니라, 상대방의 깊은 상처까지도 치유해줄 수 있는 아가페의 사랑을 우리 모두는 할 수 있습니다. 그 사랑의 단계를 모두 거친 후에 원숙하고 아름다운 부부로 남아 있게 될 것입니다.

이 사랑의 능력이 저와 여러분 모두에게 임하게 되길 기원합니다.

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www.kclatc.com
강선영의 힐링카페 http://cafe.wowcc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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