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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육신과 부활... 죽음의 세계에서, 생명으로 살아가라

기독일보

입력 Jan 10, 2018 06:06 PM P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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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북뉴스 서평] 고통 속 엿보이는 희망

삶을 선택하라

로완 윌리엄스 | 민경찬, 손승우 역 | 비아 | 256쪽 | 15,000원

로완 윌리엄스, 그는 이미 한국 기독교 안에서도 정평이 난 저자입니다. 2015년 6월 처음으로 그의 책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이 복있는사람 출판사에서 출간됩니다. 한 달 뒤 비아 출판사에서 <신뢰하는 삶>을 출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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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6권의 책이 출간되었으며, 출간된 책들마다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 이 책을 펼쳐 들고 서평해야 한다는 생각에 약간 움츠러 들었습니다. 왠지 자신이 없습니다. 왜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 모르지만, 제가 서평하는 것은 무례를 범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예수님의 성육신과 부활에 관한 스물한 개의 설교 모음집입니다. 처음 이 분을 잘 몰랐을 때(지금도 잘 모르지만), 그저 평범한 설교집으로만 생각하고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성공회 신부이기에 개신교와는 다른 느낌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한 편 한 편 설교를 읽어 나가면서, 좀처럼 느껴보지 못한 성경의 서사성을 발견했습니다.

"아기 그리스도를 찾아오는 길은 언제나 단순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먼 길을 돌아 그리스도이신 아기를 찾아옵니다. 복잡한 사연을 거쳐 올 때도 있고, 죄를 짓고서 혼란 가운데 찾아올 때도 있습니다. 그릇된 생각을 가지고 찾아올 때가 있는가 하면 출발부터 잘못된 때도 있습니다(17쪽)."

저는 위의 문장을 읽고 너무나 놀라 까무러칠 뻔했습니다. 저도 목사이고 설교자인데, 성탄절 메시지에서 삶의 은유를 끌어오다니요. 로완 윌리엄스는 종종 '그리스도를 찾아가는 여정'이란 표현을 자주 사용합니다. 우리의 삶이 그리스도를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것이죠. 아우구스티누스가 <고백록>과 <신국론> 등에서 밝히듯, 인간은 길 위의 인간으로서 하나님을 찾아가는 여정 속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분은 누군가에게 의존하는 모습으로, 연약한 상태로 오십니다. 그분은 전적으로 거저 주시는 선물로 오십니다(31쪽)."

성육신이 신비인 것은 그리스도께서 성령으로 잉태된 것이 아니라, 신이 인간의 필요를 가진 존재로 태어난다는 것이 아닐까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보리스 파스테르나크가 쓴 <닥터 지바고>에서 빌려온 문장들은 독자들을 '전율'시킵니다.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는 소설 속 한 인물의 입을 빌려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복음서에 담겨 있다(54쪽)'고 말합니다. 그리고 예수의 탄생이 곧 '로마의 종말'이라 말합니다.

인간이기를 거부한 로마, 모든 존재를 획일화시키는 전체주의로의 로마. 그 로마가 종말을 고한 것이고, 이제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 것입니다. 예수를 통해 하나님은 '이상'을 제시합니다.

"한 인간의 삶을 다룬 이야기가 하느님의 생명을 품은 이야기가 되었다. 이 이야기가 온 세계를 가득 채웠다(59쪽)."

저자 로완 윌리엄스. ⓒoxford.com
저자 로완 윌리엄스. ⓒoxford.com

부활의 이야기로 넘어가면서, 저자는 좀 더 높은 차원으로 독자들을 인도합니다. '빛 속으로'라는 설교에서 빈 무덤, 즉 '열린 문 저편에는 찬란한 빛으로 가득 찬 세계, 하느님의 아름다움이 빛나는 세계(151쪽)'가 있다고 말합니다.

이 부분을 읽을 때 뒤통수를 뭔가로 한 대 맞은 듯한 멍함을 느꼈습니다. 무덤이 비었기에 부활하신 것이고, 주님은 그 무덤에서 나오신 것입니다. 즉 무덤은 무덤이지요.

그런데 '문'이라니요. 그것도 하나님의 찬란한 세계로 들어가는 문이라니요. 저자는 성육신과 부활 사건을 통해 이라크 전쟁과 아들을 죽인 살인자를 용서한 어느 어머니의 이야기를 해석해 나갑니다.

이 책을 읽고 있으니 무덤에 피어난 화려한 꽃 같고, 쓰레기 더미에서 잘 자라난 호박넝쿨을 보는 것 같습니다. 고통과 슬픔의 실존을 그대로 보여주면서도, 여전히 '희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니 말입니다.

부활 사건을 통해 죽은 자들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악인들을 '고발(156쪽)'이라는 신화적 이야기는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전설만 해도 죽은 자가 귀신이 되어 돌아오거나 꿈에 나오는 것은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함이지요. 예수는 귀신이 아니라 실제로 부활한 것입니다. 이것은 '한 사람의 가치는 결코 폭력이나 죽음으로 사라지지 않는다고, 누구도 잊혀서는 안 된다고(157쪽)' 말하고 있습니다.

인문학과 역사, 현재의 사건 속에서 찾아낸 원석을 다듬어 최고의 보석으로 세공하여 보여줍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왜 로완 윌리엄스를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말. 이 말이 귀에 쟁쟁합니다.

"삶을 선택하십시오.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는 그분께 속하는, 삶을 선택하십시오."

정현욱 목사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에레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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