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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민수 칼럼] 자기열심과 자기부인

기독일보 news@christianitydaily.com

입력 Feb 27, 2018 12:44 PM P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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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민수 교수(미드웨스턴침례신학대학원)
심민수 교수(미드웨스턴침례신학대학원)

열심은 일을 성사시키는 열쇠이고 원천이다. 열심이 없이는 어떤 일도 제대로 성사될 수 없다. 나태함과 게으름은 그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 그러기에 열심이 결여된 모습은 보기에도 좋지 않다.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신 것은 그분의 창조적 열심에 기인했고 인생들을 구원하신 것은 사랑의 열심 때문이었다. 하나님의 열심은 특심한 것이었다. 하나님은 열심있는 자를 부르시고 열심있는 자를 통해 그분의 열심을 나타내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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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에는 자기열심과 자기를 부인하는 열심이 있다. 자기열심은 자기가 드러나는 열심이고 자기를 위한 열심이며 자기의식으로 가득한 열심이다. 자기열심은 자기 일에 철저하고 자기로 인해 최선을 다하는 열심이다. 일의 성패에 따라 자기가 높아지기도 하고 낮아지기도 한다. 성공하면 교만이요, 실패하면 회한과 분노가 따른다.

신약성경 누가복음 12장에 나오는 “어리석은 부자”는 자기열심의 전형적인 모델이다. 이 부자는 미래에 대한 계획과 비전이 분명하였다. 그는 자기 삶에 철저했고 자기관리에도 성공적인 사람이었다. 더욱이 그는 돈에만 집착하는 수전노가 아니라 즐길 줄도 아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으로부터 어리석은 자라 불렸다. 자기열심은 자신을 위해 온전히 헌신하고 애쓰고 노력한다. 자신의 명예와 이름을 위해서라면 어떤 고통도 감내한다. 자기열심은 어리석은 부자뿐 아니라 어리석은 성공인과 우매한 스타들도 탄생시킨다.

자기열심은 종종 신앙의 이름을 빙자하기도 하고 종교의 옷으로 치장하기도 한다. 회심 전의 바울(사울)은 이런 유의 표본이다. 사울은 최선의 열심을 갖고 율법적으로는 흠없는 자가 되려 하였고 마침내 신의 이름을 빌려 그리스도인들을 열심히 처단하였다. 종교적인 자기열심의 최종적 목표는 자기 의(義)이고 자기 성취에 있다. 이런 열심자들로 인해 세상은 떠들썩해지고 다툼과 분열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런 열심은 베드로의 초기 모습 속에서도 발견된다. 베드로(시몬)의 자기열심은 예수님을 따르는 길에 한순간도 앞자리를 놓치지 않게 했고 죽는 데까지 따라갈 듯한 환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였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이 다가오자 열심은 두려움 뒤로 숨어 버렸다. 자기열심은 항상 자기 능력을 과신하게 하고 환상을 불어 넣지만 자기의 한계 속에 머물고 만다. 자기열심은 어떤 상황에서나 앞장서야 한다는 강박 관념을 붙이고 다닌다. 자기 존재가 드러나지 않는 것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자기를 부인하지 못한 종교적 열심은 사울처럼 자기 의의 소산이거나 시몬처럼 열등의식부터 발로될 수 있다. 역사의 굴절 뒤에는 항상 사울과 시몬같은 사람들이 있었다.

열심에는 또 다른 열심이 있다. 자기를 부인하는 열심이다. 이것은 골고다에서 십자가의 고통스런 감격을 체험한 열심이고 변화산에 올라 하나님의 영광에 참예한 열심이며 사마리아의 우물가에서 성령에 사로잡힌열심이다. 야곱이 이스라엘 되고 사울이 바울 되고 시몬이 베드로된 후의 열심이다. 얍복강 나루터에서 허리가 꺾인 열심이며, 다메섹 산상에서 눈먼 자의 열심이며, 디베랴 호수가에서 예수를 다시 만나 사랑을 회복한 열심이다. 자기 홀로 죄인 중에 괴수됨을 애통하는 자의 열심이며 남들의 찬사를 이해할 수 없는 성녀의 열심이며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의 고상함 때문에 자기의 모든 것을 배설물로 여기는 자의 열심이다.
자기를 부인하는 열심은 문자 그대로 자기 자신이 거절된 열심이다. 절대적으로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 죄스러운 자신의 모습을 전인격적으로 체험했기에 가능한 의식적, 무의식적 자기거절이 밑바탕된 열심이다. 여기에는 사랑의 대상에 대한 선명한 의식만이 자리한다. 더 이상 자신이 주목될 필요가 없다. 모든 수고와 고통도 사랑의 대상에 대한 사랑의 고백 앞에서 사라질 뿐이다. 자기가 부인된 열심은 자기 희생 따위의 용어로 자신이 오도되는 것을 반기지 않는다. 이는 오히려 더 좋은 것을 얻기 위해 붙잡고 있던 것을 내던져 버렸을 따름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금욕주의나 정적주의와는 연결될 수 없는 거리감이 있다. 자신이 의로운 모습으로 겉치레되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는 연고이다. 그러기에 이런 열심있는 자들은 한알의 썩어질 밀알 되기를 주저하지 않으며 자기 생명을 번제로 드리기를 마다하지 않으며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찾아 온 산과 들을 헤매기에 서슴지 않는다. 교회가 승리한 역사는 바로 이런 자들을 사용하신 하나님의 특심이 만들어 낸 작품이다. 천국은 특별히 이들을 위하여 준비되었고 하나님의 광채는 이들 속에서 빛난다.

지금도 이 열심으로 무명의 행보를 내딛는 자들에게 하나님의 영광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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