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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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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칼럼] 자네, 정말 그 신학교에 가려나?

미드웨스턴침례신학대학원 아시아부 박성진 학장
오래 전 일이다.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신학을 공부하려고 할 때 어떤 분이 김남준 목사의 『자네, 정말 그 길을 가려나』란 책을 권해서 읽어본 적이 있다. 그 책은 이제 막 신학의 길에 들어서는 나에게 격려보다는 절망과 두려움을 주었지만, 하나님이 주신 소명을 다시금 확인할 좋은 기회가 되었다. 그 책의 3장에서 김남준 목사는 참된 목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지성적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지성적 준비란 성경과 신학에 대한 학문적 지식과 실천적 소양을 겸비하는 것을 가리킨다. 능력만 받으면 지식은 중요하지 않다는 은사주의 위주의 목회는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공허한 목회자를 양산하며, 지식만 있으면 목회를 탁월하게 감당하리라는 지식만능주의적 사고는 교만한 목회자를 만드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우리 예수님은 “은혜와 진리가 충만한 분”이셨다! 예수님의 본을 받아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도록 지성적 준비가 우리 모두 목회자에게 필요하다.
나는 신학교에 몸담고 있기에 많은 목회자가 하나님이 부르신 목회 사역에 학문적이면서 실천적인 준비가 되도록 분투하고 있다. 많은 한인 목회자들이 여러 박사 학위에 지원하는데, 그 가운데는 정식으로 인가되지 않은 신학교에서 공부해서 상급 학위과정으로 진학할 수 없는 안타까운 사례가 종종 발생하곤 한다. 그럼, 왜 정식으로 인가되지 않은 신학교에서 공부했는가를 물으면 여러 가지 이유를 대곤 하는데, 그 중에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다닌 학교가 정식 인가를 받지 못한 학교인 줄 몰랐다는 것이고, 둘째는 F1 비자발급으로 신분이 해결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질좋은 신학 교육을 받으려면 어떤 신학교에 갈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민 한인교회에 대해 조사를 하면 성도들이 지난 15년간 첫 번째로 꼽는 문제점의 하나가 목회자의 자질 문제가 아닌가? 이 문제는 비인가 신학교의 난립과 높은 수준의 신학 교육 부재라는 문제와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물론 정식으로 허가된 신학교가 질적으로 좋은 신학교육을 제공하느냐의 질문에는 “그렇다”고 확신을 하고 대답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는 말할 수 있다. 신학교 정식인가기관은 고등교육 학위과정에 어떤 수준의 교재를 어느 분량 정도 읽어야 하는지, 일주일에 학생이 몇 시간을 공부해야 달성할 수 있는 분량이 교과과정에 포함되어 있는지, 수업 내용은 해당 학위과정에 적합한 수준인지 등의 상세한 질문과 평가를 통해 학위과정을 인가를 준다. 이런 까다로운 과정이 질적으로 높은 신학교육이 가능하게끔 인도해 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면, 인가받은 신학교는 어떻게 알 수 있는가? 미국에서 고등교육기관의 인가는 ‘고등교육인가기관’, 즉 CHEA(Council for Higher Education Accreditation)가 관장하고 있다. CHEA는 미연방정부 문교성의 승인에 따라 미국대학 교육의 질을 보증하는 인가기관들의 역할을 촉진 및 육성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이 기관 산하에 미국대학과 대학원에 인가를 주는 고등교육위원회(HLC: Higher Learning Commission)가 있고 신학교에 정식인가를 주는 기관이 3개가 있는데, 북미에 설립된 신학대학원의 인가기관인 신학대학원협의회(ATS: Association of Theological Schools), 성서대학의 인가를 관장하는 성서대학협의회(ABHE: Association for Biblical Higher Education), 그리고 미국기독교대학/대학원협의회(TRACS: Transnational Association of Christian Colleges and Schools)가 그것이다. 비인가신학교란 이들 네 기관 중 어느 하나로부터 인가되지 않은 신학교를 의미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인가”(accreditation)와 “승인”(approval 또는 authorization)은 다르다. 어느 학교는 주정부로부터 학위과정을 승인받았다고 광고하는데 이는 주정부의 승인을 받았을 뿐, 공인된 인가를 받은 교육기관은 아니다. 
인가는 주정부가 관장하지 않고 CHEA 산하의 인가기관에 의해서만 주어진다. 이렇게 광고하는 학교는 비인가신학교이다. 한 가지를 추가하면, 어느 학교는 ATS의 “준회원”이라고 소개한다. ATS 내에는 회원 종류가 세 가지다. 준회원(Associate), 후보회원(Candidate), 그리고 정회원(Accredited)이다. 이중 정회원 신학교만이 연방정부의 학비융자를 받을 수 있고 정식인가를 받은 신학교이다. 준회원과 후보회원은 정회원이 되기 위해 신청하면 심사단계에 따라 부여하는 이름에 불과하다. 몇 년에 걸친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서 정회원이 돼야 정식인가를 받게 된다.
어느 신학교를 가느냐는 신학의 길에 들어선 본인의 결정이다.
하지만 하나님의 나라를 두고 내려진 명령에 바르게 순종하려면 무엇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질 높은 신학교를 선택해야 한다. 질 높은 신학교육이 지성적으로 준비가 되고 인품을 갖춘 목회자를 배출한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이것이 기초임은 부인할 수 없다. 예수님이 교회를 “예수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믿음의 반석 위에 세우신 것처럼, 목회자도 질 높은 신학교육 위에 자신을 드려야 할 것이다.